검찰, 대마 흡연에 마약 밀반입 혐의 CJ 장남 징역 5년 구형

입력 2019-10-07 13:24


해외에서 변종 대마를 흡연하고 국내로 밀반입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장남 선호(29) 씨에게 검찰이 징역형을 구형했다.

이씨 측은 과거 미국 유학 시절 당한 교통사고 이후 현재까지도 질환을 앓고 있다며 재판부에 선처를 호소했다.

검찰은 7일 인천지법 형사12부(송현경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결심 공판에서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한 이씨에게 징역 5년을 구형했다.

검찰 관계자는 "피고인은 해외에서 대마를 매수하는 데 그치지 않고 국내로 밀반입했다"며 "밀반입한 마약류 양이 상당하고 흡연 사실도 추가로 확인돼 중한 처벌을 해야 한다"고 구형 이유를 밝혔다.

이씨는 이날 짙은 녹색 수의를 입고 검은색 안경테를 낀 채 법정 내 피고인석에 앉아 재판을 받았다.

그는 최후변론을 통해 "너무나 큰 실수를 저질렀다"며 "제가 너무나 사랑하는 아내와 가족들에게 큰 마음의 상처를 줬고 7년간 함께 한 회사 임직원들에게도 실망을 줘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사건으로 저 자신을 다시 돌아볼 기회가 생겼다"며 "앞으로 더 성실히 살겠다"고 덧붙였다.

그의 변호인은 이씨의 건강 상태와 그의 아내가 임신한 사실을 밝히며 양형 결정 때 참작해 달라고 재판부에 호소했다.

이씨의 변호인은 "피고인이 미국 유학 중 교통사고를 당했고 오른쪽 발에 나사와 철심을 박는 대수술을 받았다"며 "그 과정에서 유전병이 발현돼 지금도 고통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씨는 종아리 근육이 위축되고 감각장애가 일어나는 유전병인 샤르코-마리-투스병(CMT)을 앓는 것으로 전해졌다.

변호인은 이어 "피고인은 잘못이 드러난 이후 만삭인 아내를 두고 혼자 검사를 찾아가 용서를 구하고 영장실질심사를 포기하며 구속을 자청했다"며 "이런 행동은 과거의 잘못에 대한 반성뿐 아니라 앞으로도 이런 잘못을 저지르지 않겠다는 다짐"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이씨가 미국 유학 시절에 쓴 에세이를 언급하며 "육체적 고난을 이겨내거나 극복하고자 하는 순수한 청년"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이씨는 국내 최대 로펌인 '김앤장 법률사무소' 소속 변호사 4명을 선임하고 재판에 대비했다. 김앤장 외 또 다른 법무법인 1곳과 검사장 출신 변호사 등도 별도로 선임했다.

김앤장은 2013년 횡령·배임·조세포탈 혐의로 이씨 아버지인 이 회장이 구속 기소됐을 때도 변론을 맡았다.

이씨는 지난달 1일 오전 4시 55분께 미국발 여객기를 타고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면서 변종 마약인 대마 오일 카트리지와 캔디·젤리형 대마 180여개를 밀반입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세관 당국에 적발될 당시 그의 여행용 가방에는 대마 오일 카트리지 20개가 담겨 있었고, 어깨에 메는 백팩(배낭)에도 대마 사탕 37개와 젤리형 대마 130개가 숨겨져 있었다. 대마 흡연기구 3개도 함께 발견됐다.

그는 또 올해 4월 초부터 8월 30일까지 5개월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 등지에서 대마 오일 카트리지를 6차례 흡연한 혐의도 받았다.

이씨는 이 회장의 장남으로 2013년 CJ제일제당에 입사했다. 그는 CJ제일제당에서 바이오사업팀 부장으로 근무하다 지난 5월 식품 전략기획 담당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씨 선고 공판은 이달 24일 오후 2시 10분 인천지법에서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