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화셔터 오작동으로 목 끼인 초등학생 의식불명

입력 2019-09-30 16:36


경남 한 초등학교에서 갑자기 닫힌 방화셔터에 남학생의 목이 끼여 의식불명 상태에 빠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30일 오전 8시 32분께 김해시 한 초등학교 2층 계단 부근에서 등교하던 A군이 방화셔터에 목이 끼였다.

A군은 친구를 뒤따라 바닥 쪽으로 내려가던 방화셔터 아래를 지나가려고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미 A군 키보다 밑으로 내려온 셔터 끝에 가방이 걸리며 빠져나가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방화셔터를 빠져나간 친구는 사고를 목격하고 재빨리 교사에게 연락했다.

해당 교사와 다른 교사들은 119에 신고하는 한편 셔터가 더 내려가지 않도록 셔터 아래에 금속 밀대와 책 등을 끼웠다.

방화셔터는 사고 발생 후 몇분 뒤 수동 조작을 통해 완전히 올라간 것으로 파악됐다.

교사들은 구급대원들이 현장에 도착하기까지 심폐소생술을 실시하는 등 조치도 했다.

A군은 오전 8시 50분께 119구급차를 타고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현재 의식불명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에 착수한 경찰은 학교 건물에 설치돼 있던 방화셔터 12개가 사고 당시 동시에 닫힌 것으로 파악했다.

경찰은 학교 관계자 진술 등에 미뤄 평소 고장 수리 등 업무를 하던 행정실 직원이 당일 아침 방화셔터 스위치를 자동에서 수동으로 전환하자 방화셔터가 닫힌 것으로 추정했다.

해당 직원은 이날 방화셔터 관리기기판에 켜져 있어야 하는 파란불이 꺼져있자 스위치를 수동으로 바꾼 것으로 전해졌다.

이 학교 방화셔터의 경우 지난 4월 위탁업체에 맡긴 소방점검에서 '이상 없음' 판정을 받았다.

지난 9월에도 수차례 파란불이 들어오지 않아 점검을 받았지만, 결과는 정상으로 나왔다.

경찰 관계자는 "고장 점검 때 간과한 부분은 없었는지, 수동 스위치 전환 때 매뉴얼을 준수한 건지 등을 폭넓게 확인할 계획"이라며 "먼저 사고 경위를 확인한 뒤 누구에게 책임이 있는지 가릴 것"이라고 말했다.

방화셔터 사고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