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금만 못한 퇴직연금...제도 손질 절실

입력 2019-09-30 17:38
<앵커>

앞으로 3년 뒤엔 우리나라 모든 기업이 근로자의 노후보장을 위해 퇴직연금 제도를 운영해야합니다.

그런데 현재 퇴직연금은 노후대비란 말이 무색할 정도로 수익률이 낮아 제도 개선이 필요하단 목소리가 높습니다.

고영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 2008년 5조5천억원에 불과했던 퇴직연금 시장규모는 10년여 만에 190조원으로 성장했습니다.

시중은행들도 앞다퉈 별도의 전담센터를 만들며 퇴직연금 시장을 잡기위한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습니다.

퇴직연금을 취급하는 은행들이 대가로 받는 수수료 수익도 덩달아 급증하는 추세입니다.

실제 지난해 4대 은행의 퇴직연금 수수료 수익은 1년 전보다 20% 늘어난 3100억원에 달했습니다.

올해는 더욱 늘어 상반기 실적만 벌써 1600억원을 거둬들였습니다.

그런데 정작 고객이 맡긴 퇴직연금의 지난 1년간 수익률을 내보니 1%대에 불과했습니다.

유형별로는 전체 퇴직연금 가입자의 90%가 해당하는 확정급여형(DB)이 평균 1.48%를 기록했습니다.

확정기여형(DC)이나 개인형 퇴직연금도 각각 1.76%, 1.35%에 그쳤습니다.

지난해 물가 상승률이 1.5% 였던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수익이 없는 셈입니다.

<인터뷰> 은행권 관계자

“은행들도 수익률을 높이려고 신경도 쓰고 조직개편도 하는데 구조적으로 워낙 원금손실이 안나는 범위 내에서 안정적으로 운영하려다 보니 수익이 낮은 것도 있어요.”

매년 성과를 평가하고 금융사 간 경쟁을 유도하는 기금형 퇴직연금이 대안으로 제시되지만 관련 법안은 1년 반 째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습니다.

오는 2022년엔 우리나라 모든 사업장에서 퇴직연금 제도를 운영해야하는 만큼,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고영욱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