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양돈밀집단지 충남 돼지열병 '초비상'...도축장 폐쇄·농장 통제

입력 2019-09-29 17:03


전국 최대 양돈 밀집단지인 충남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 의심 신고가 접수돼 방역 당국이 초비상 상태다.

의심 사례가 서울 이남 충청권에서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ASF가 확진되면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할 것으로 우려된다.

29일 충남도에 따르면 전날 홍성군 광천읍 한 도축장에서 출하된 비육 돼지 88마리 가운데 19마리가 폐사한 것을 도축장 검사관이 발견해 농림축산식품부에 신고했다.

폐사한 돼지는 홍성군 장곡면에서 2천800마리를 키우는 한 양돈 농가에서 출하됐다.

해당 농장의 반경 500m 이내에는 12개 농가에서 3만4천마리를 키우고 있으며, 3㎞ 내에는 62개 농가에서 8만6천마리를 사육 중이다.

도는 의심 신고가 접수된 도축장을 폐쇄하고 의심 농장의 출입을 통제하는 한편 농장주에 이동 금지 명령을 내렸다.

가축 방역관 4명을 도축장에 급파해 임상검사와 부검 등을 지시하는 한편 방역본부 초동 대응팀을 파견해 차량과 출입자 통제를 하도록 했다.

양성으로 판정될 경우 발생 농장과 반경 500m 이내 농장의 돼지를 살처분하고 도축장을 폐쇄할 방침이다.

음성이면 동물위생시험소에서 폐사 원인을 확인하기 위한 병성 감정을 벌인다.

충남은 1천227개 농가에서 240만 마리의 돼지를 키우고 있어 전국에서 돼지 사육두수가 가장 많은 곳이어서 ASF가 확진될 경우 국내 양돈산업 기반 자체가 무너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홍성지역 돼지 사육 두수는 58만5천 마리로 전국 기초자치단체 중 가장 많다.

도는 1차 부검 소견 결과를 근거로 현재까지는 압박에 의한 질식사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장 파견 방역관이 폐사한 돼지 가운데 5마리를 부검한 결과, 장간막의 미세출혈 증상이 발견됐으며 질식 소견을 보였다.

검사관이 부검한 4마리에서는 비장이 커지고 청색증 등의 증상이 나타난 것이 확인됐다.

출하를 기다리던 계류장 내 돼지 밀도가 높아지면서 질식사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도는 설명했다.

도 관계자는 "전날 정오를 기해 전국 일시이동중지 명령이 해제되면서 돼지 출하량이 급증하자 돼지 마릿수가 급증하면서 발에 채거나 깔렸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며 "만일에 대비해 농림축산검역본부에 정밀 검사를 의뢰했으며 이날 중 검사 결과가 나오면 그에 따라 조치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