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국내에 상륙한 지 열흘째인 26일 하루 동안 2건이 추가 발생해 총 발생 건수가 8건으로 늘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이날 오전 인천시 강화군 강화읍에서 발생한 의심 사례에 대한 정밀검사를 진행한 결과 아프리카돼지열병 확진 판정이 났다고 밝혔다.
경기도 양주시 은현면과 경기도 연천군 청산면 사례는 음성으로 판정이 났고, 저녁에 추가로 신고된 양주시 은현면과 강화군 하점면 등 2건에 대해서는 정밀검사가 진행 중이다.
이날 오전 확진된 강화군 석모도 사례까지 더하면 국내 발생 건수는 총 8건으로 정밀검사 결과에 따라 확진이 더 늘어날 수도 있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은 17일 첫 발병 이후 18일 1건, 23일 1건, 24일 2건, 25일 1건이 발생했다.
발생 농장은 모두 정부의 중점관리지역인 경기도와 인천, 강원도 등 3개 광역시도 내에 있고, 정부도 아직 확산 단계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강화도의 경우 본섬이 아닌 서쪽 석모도까지 번진 데다 24일부터 사흘간 네차례나 확진 판정이 나와 우려를 더 하고 있다.
정부는 이날 정오로 종료될 예정이었던 전국적인 48시간 돼지 이동 중지 명령을 한 차례 더 연장해 28일 정오까지 이동을 통제했다.
또 이날부터는 경기 북부권역의 축산 차량도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지 못하도록 했다.
돼지 살처분 범위가 발생농장 반경 3km 내로 설정됨에 따라 25일 저녁 기준 살처분 대상은 총 6만마리를 넘어섰다.
그럼에도 감염 경로는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일반적으로 야생 멧돼지나 잔반 급여 등을 감염 경로로 보고 있지만 이와 관련해서는 확인된 것이 없다.
환경부는 전국의 야생멧돼지 1천여마리를 조사한 결과에서도 ASF 바이러스는 검출되지 않았다고 이날 밝혔다.
ASF로 폐사한 북한의 멧돼지에서 발생한 구더기, 파리나 폐사체에 접근한 조류, 곤충이 바이러스를 옮겼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지만, 아직 가설에 머물고 있다.
정부는 경기 북부를 지나는 임진강 등 하천에 대한 검사도 진행 중이다.
특히 이날 축산차량 출입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진 강화군 옆 석모도 폐농장에서도 확진 판정이 나옴에 따라 감염 원인이 더욱 의문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일각에서는 아프리카돼지열병 확산을 두고 환경부, 국방부, 통일부 등 관련 부처와의 협조 체계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그러나 "국립환경과학원의 멧돼지 검사는 농식품부에 통보되고 있고, 민통선 내에서 멧돼지 사체가 발견돼도 농식품부와 환경부에 동시에 통보된다"며 "부처 간 협조가 잘 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