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미투운동' 때 여성실종 급증했다"…상관관계 있을까

입력 2019-09-26 23:17


국내에서 미투(#Metoo) 운동이 활발하게 진행될 무렵 여성들이 실종 비율이 많이 늘어났으며, 둘 사이에 상관관계가 있다고 외국 전문가가 주장했다.

영국 범죄학자 앤서니 해거티는 26일 대검찰청 주관으로 인천 중구 파라다이스시티 호텔에서 열린 '먀약범죄 피해방지를 위한 열린포럼'에서 주제발표를 통해 이렇게 밝혔다.

해거티는 한국 경찰청 자료를 인용해 2007~2018년 만 18~30세 실종여성 현황을 제시하며 미투 운동이 국내에서 퍼지던 2018년 실종자가 294명으로 급증했다고 했다. 2017년에는 195명, 2016년은 118명이었다.

같은 기간 만 31~50세 실종여성 현황을 보면 2018년에 237명이었다. 2017년에는 135명, 2016년에는 112명이었다.

해거티는 "미투 운동의 의도치 않은 결과를 (통계치에서) 볼 수 있다"며 "특히 클럽에 갈 만한 여성들의 나이대인 만 18~30세의 여성들이 많이 실종돼 대부분 돌아오지 못했다"고 말했다.

즉 미투 운동으로 범죄가 밝혀질 것을 우려한 가해자들이 최음제의 일종인 이른바 '물뽕'으로 불리는 GHB로 완전 범죄를 계획하면서 피해 여성의 실종 및 사망으로까지 이어졌을 가능성을 제기한 것이다.

해거티는 "GHB를 술에 타는 비율에 따라 안전한 양과 치사량은 종이 한 장 차이가 된다"며 "술에 탔을 때 비율 조절이 어려운데 마시는 사람의 신체 상태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투 운동과 여성 실종의 관련성은 추정만 할 수 있을 뿐"이라며 "미투 운동만이 설명할 수 있는데 성폭행범의 행동 패턴과 맞아떨어지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버닝썬 사건'을 언급하며 "가장 두려워할 것은 대중이 마약과 성폭력 문제에 충격을 받지 않고 익숙해지는 것"이라며 "(이런 문제가) 묻혀있는 동안 마약과 성범죄 수치는 올라갈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런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매년 더 많은 수준의 예산이 쓰이고 있다"며 "우리 사회에 암과 같은 존재이기 때문에 치료하지 않으면 계속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해거티는 미투 운동에 대해서도 "더 많은 여성과 아동을 피해자가 될 수 있도록 몰고 있다"며 "의도는 좋지만 실패하고 있다"고 쓴소리를 했다.

해거티는 "성범죄를 관리하는 경찰이 성폭력에 책임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해결책을 한정된 기관이나 비정부기구(NGO) 내에서 찾으려고 하면 안 된다"고 조언했다.

해거티에 이어 '드럭 어딕션'의 저자 남경애 약사, 조성남 국립법무병원장, 최혁재 대한약물역학위해관리학회 총무이사 등은 마약의 위험성과 치료, 남용 등에 대해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