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약 문턱 높아지고 집값 오르고…"상한제 폐지해야"

입력 2019-09-26 17:47
<앵커>

앞서 보신대로 정부는 집값을 잡겠다는 분양가 상한제에 더해 실거주 의무를 부과하는 후속 규제까지 내놓았는데요. 그럼 과연 집값은 어떻게 됐을까요.

서울 주간 아파트 가격은 1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습니다.

전문가 사이에서는 분양가 상한제를 폐지하거나, 시행 방법을 아주 정교하게 설계하지 않으면 역효과가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사그라들지 않고 있습니다.

신인규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9월 마지막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지난주에 비해 0.06% 상승했습니다.

지난해 10월 이후 1년여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입니다.

감정원은 “저금리 기조가 유지되는 가운데 추석 이후 가을철 이사수요와 추가 상승 기대감으로 인기지역 신축아파트와 8월에 하락폭이 컸던 재건축 등에 매수세가 유입되며 상승폭이 확대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재건축을 잡겠다는 분양가 상한제가 이번주 입법예고를 종료하고 시행까지 앞둔 가운데, 정책 목표와는 다른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겁니다.

분양가 상한제 계획이 구체화된 이후 오히려 집값이 오르는 것 뿐 아니라, 청약 광풍이 불어닥치고 있는 점 역시 주목됩니다.

이번주 1순위 청약을 마친 서울 강남구 삼성동 ‘래미안라클래시’의 평균 청약경쟁률은 115.1 대 1, 1만3천여명이 몰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서울에서 세 자릿수대 청약경쟁률이 나온 것은 2016년 10월 이후 3년만입니다.

단지 내 모든 평형의 분양가가 9억원을 넘어 중도금 대출도 안 되는 이 곳에 수십조원의 현금이 모인 셈입니다.

현재 부동산 시장에는 지금 집을 사두면 몇 년 뒤 오를 것이라는 투자심리와 함께, 최소 수십조원 규모의 수요자금도 함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상황에서는 결국 분양가 상한제를 폐지하거나, 시행 범위를 좁히는 등의 추가 대책이 나와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인터뷰> 권대중 명지대학교 교수/대한부동산학회 회장

"상한제 자체가 오히려 가격 통제가 공급을 축소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중장기적으로는 주택 가격이 다시 서울같은 경우는 상승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분양가상한제 자체가 가격을 통제하는 정책이기 때문에, 바람직하지 못한 정책이라고 생각이 됩니다."

한국경제TV 신인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