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릭스미스 임상 '어이없는 사고'…K바이오 '찬물'

입력 2019-09-24 17:40
수정 2019-09-24 17:27
<앵커>

헬릭스미스가 당뇨병성 신경병증 치료제 임상 3상에서 불의의 사고가 발생해 결과를 도출하는데 실패했습니다.

임상 과정에서 일부 환자에게 위약(가짜약)과 신약이 섞여서 투약되는 일이 벌어져 약효를 판단할 수 없게 됐습니다.

보도에 홍헌표 기자입니다.

<기자>

코오롱생명과학의 인보사 허가취소와 신라젠 임상 실패 등으로 신뢰성에 금이 간 K바이오에 또 한 번 악재가 터졌습니다.

당뇨병성 신경병증 치료제 '엔젠시스(VM202)' 임상으로 기대를 한 몸에 받았던 헬릭스미스가 약물 혼용이라는 어이없는 사고로 임상3상을 다시하게 됐습니다.

<인터뷰> 김선영 헬릭스미스 대표

"저희가 한 번에 임상3상을 성공시켜드리지 못해서 정말 죄송함을 금치못한다. 저희도 이런 혼용이라는 어이없는 사건이 벌어지리라는 것은 전혀 기대하지 못했다."

비교해야 하는 위약(가짜약)군과 신약후보물질 투여군이 서로 약물이 섞이는 실수로 임상 데이터를 명확하게 분석할 수 없게 된 것입니다.

헬릭스미스는 조사단을 구성해 증거수집과 정밀분석 등 경위파악에 나섰습니다. 이번 사고에 대한 법적조치도 고려하고 있습니다.

'엔젠시스'의 안정성 부분에 대해서는 "임상 피험자 전원에 걸쳐 이상반응 빈도가 매우 낮게 나왔다"며, 안전성이 다시 한 번 입증됐다"고 평가하기도 했습니다.

김선영 대표는 6개월 안에 다음 임상 3-2상을 준비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인터뷰> 김선영 헬릭스미스 대표

"이번 문제를 교훈으로 삼고, 다음 3상을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해서 우리의 성공가능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인들을 다 검토했다."

기존보다 규모는 2~3배 작지만 2~3개의 시험을 진행해 보다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오는 2021년 말~2022년 1분기에 시험을 모두 끝내겠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도 현재 데이터를 가지고 해외 빅파마에서 관심을 가질 경우 라이선스 아웃에 대해서도 열린 자세로 받아들이겠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나한익 헬릭스미스 CFO는 "현재 현금을 2,300억 원 정도 보유하고 있어 2년 반 가량 버틸 수 있다며 유상증자는 없다"고 못박았습니다.

분위기 반전을 기대했던 K바이오업계는 헬릭스미스를 완전한 실패로 볼 수는 없다면서도 허탈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홍헌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