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수 던진 이재용…삼성, 차세대 '퀀텀닷 올레드' 13조 투자

입력 2019-09-24 10:12
수정 2019-09-24 10:25


ㅣ삼성, 차세대 'QD-OLED'에 13조원 투자

ㅣ다음 달 중순, 이재용 부회장 직접 발표할 듯

삼성이 차세대 디스플레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13조원을 투자한다. 대형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중국의 거센 추격을 따돌리고 차세대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포석이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다음 달 중순 충남 아산 탕정 사업장에서 차세대 디스플레이인 퀀텀닷 올레드(QD-OLED·양자점 유기발광다이오드) 양산을 위해 13조원 규모의 투자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디스플레이에 대한 투자로는 사상 최대 규모로, 이재용 부회장이 직접 발표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구체적인 투자 계획은 최종 조율 단계지만, 약 13조1천억원을 투자해 액정표시장치(LCD) 생산라인을 단계적으로 '퀀텀닷 올레드(QD-OLED)' 라인으로 바꾸는 방안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이 양산을 추진하는 '퀀텀닷 올레드(QD-OLED)'는 LCD(액정표시장치)를 대체할 수 있는 차세대 대형 디스플레이 기술로, 삼성의 QLED와 LG의 OLED의 장점을 합쳤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발광소재로 무기물인 퀀텀닷을 사용해 생산 과정을 안정화하기 용이하고, OLED의 최대 단점인 번인(burn-in)을 해결할 수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대형 OLED 패널 사업을 포기한 이후 OLED의 대항마로 QD-OLED 디스플레이 개발을 위해 연구개발 역량을 집중해왔다. 또 LCD 사업이 어려워지면서 캐시카우인 모바일 OLED 이외에 미래 10년을 책임질 새로운 먹거리도 절실한 상황이다.



◇ 진흙탕 'LCD' 넘어 차세대로…'QD-OLED vs OLED'

삼성이 차세대 디스플레이 '퀀텀닷 올레드(QD-OLED)'에 대규모 투자를 결정한 것은 중국의 저가 공세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LCD 중심의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벗어나 차세대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현재 전세계 LCD 시장 1위인 중국 BOE를 포함한 중국 기업들은 10.5세대 LCD 공장을 가동하는 반면, 국내 기업들의 주력 생산 라인은 8.5세대여서 수익성이 크게 떨어지는 상황이다. 이미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 7월부터 아산 사업장 LCD 패널 생산량을 줄이기 시작했으며, 지난 달에는 일부 생산라인 가동을 중단했다.

또 중국 기업들은 정부의 막대한 지원 속에 디스플레이 사업에 대한 대대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다. 당장은 아니지만 수년 내에 한국 기업들을 위협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삼성의 예상대로 투자가 이뤄질 경우, 전세계 디스플레이 시장은 현재 중국 기업들이 잠식하고 있는 저가 LCD 시장에서 벗어나 차세대 디스플레이인 삼성 QD-OLED와 LG OLED 양자 구도로 재편될 것으로 예상된다.



◇ 13조 베팅한 이재용…"신기술로 미래 선도해야"

차세대 디스플레이에 대한 삼성의 대규모 투자는 이미 예견된 것이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달 26일 탕정 삼성디스플레이 사업장을 찾아 "신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해 다가올 새로운 미래를 선도해야 한다"며 차세대 디스플레이에 대한 투자를 예고했다.

이 부회장은 "지금 LCD가 어렵다고 해서 대형 디스플레이를 포기해선 안 된다"며 중국의 추격을 따돌리기 위한 선제적 투자에 대한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전세계 디스플레이 업계가 중국의 LCD 저가공세로 어려움을 겪으면서 감산 또는 구조조정에 나서는 상황"이라며 "진흙탕 싸움에서 벗어나 먼저 차세대 디스플레이 시장을 열겠다는 투자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한 재계 관계자는 "13조원이라는 투자 규모를 볼 때 차세대 디스플레이에 대한 이재용 부회장의 확고한 의지를 확인할 수 있다"며 "단계적이지만 양산을 결심한 것은 기술력에 그만한 자신감이 있다는 뜻"이라고 해석했다.

이와 관련해 삼성디스플레이 관계자는 "QD-OLED 투자 시기와 규모 등은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정해진 게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