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넘어 '아시아 넘버원'…잭팟 터진 '韓 해저 케이블' [세계 최고 도전하는 K-TECH]

입력 2019-09-23 13:53
수정 2019-09-23 13:45
<앵커>

한국경제TV는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우리 기업들의 경쟁력과 기술을 점검하는 연속 보도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후발주자임에도 아시아를 넘어 세계시장에 도전하고 있는 LS전선의 해저케이블 사업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생산공정부터 자체 개발에 들어간데 이어 현재는 유럽의 세계최고 경쟁사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기술력까지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김태학 기자가 동해공장을 직접 다녀왔습니다.

<기자>

물레처럼 생긴 기계가 계속 회전하면서 노란색과 검은색으로 감긴 두터운 실을 뽑아냅니다.

지금 생산되고 있는 성인 허벅지 긁기 정도의 이 전선이 바다 아래서 전력을 연결하는 해저케이블입니다. 해저케이블은 바다 속 여러 악조건을 견뎌야하기 대문에 고난도 기술이 집약된 제품입니다.

[인터뷰] 박주범 / LS전선 해저케이블 생산팀장

육상케이블은 단조장이기 때문에 문제가 생겼을 때 상대적으로 쉽게 교체를 할 수 있다든지 수리를 할 수가 있는데, 해저케이블은 수십km가 되는 케이블입니다. 예를들어 20km의 케이블인데 가운데서 문제가 생기면, 20km 케이블 전체를 못쓰게 되는 경우가 생길수가 있고. 그래서 지중케이블보다 품질관리 수준이 몇배 더 높다고 보시면 됩니다.

2008년 동해에 해저케이블 공장을 세운 LS전선은 어떤 도움 없이 소위 말해 '맨땅에 헤딩'하는 심정으로 사업을 시작해야 했습니다.

국내에 해저케이블 개발 기술이 사실상 거의 전무했고, 해외 기업들은 기술을 제공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해저케이블 사업은 설계·생산 기술뿐만 아니라 해저에 시공할 수 있는 기술까지 갖춰야 해서 더욱 어려웠습니다.

LS전선은 수 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해저케이블에 필요한 절연설비와 외장설비, 턴테이블 등 공정 전반을 자체 개발했고, 포설 노하우를 쌓았습니다.

결국 해마다 100억원 규모로 소재·부품·장비 기술 등에 투자한 뚝심과 200명 이상의 R&D 인력이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을 이뤄냈습니다.

[인터뷰] 김정태 / 대진대학교 전기전자통신공학부 교수

LS전선은 현재 고덕-북당진에다가 500kV MI-PPLP 케이블이라고 하는 케이블을 세계에서 두번째로 개발을 해가지고 건설 중에 있습니다. 최근 HVDC(고압직류송전)케이블의 추세는 고분자케이블이라고 볼 수가 있거든요. LS전선은 250kV HVDC 케이블을 세계 네번째로 개발을 해서 우선적으로 근간을 확보했습니다. 이것은 거의 세계 최고 수준이다. 최고 수준의 케이블을 만든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런 기술력을 바탕으로 LS전선은 후발주자임에도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 벨기에, 브라질 등에서 잇단 해저케이블 공사 수주를 따냈습니다.

최근에는 약 2천억원대에 이르는 대만 해저케이블 사업을 잇달아 수주하며, 일본 경쟁사를 제치고 아시아 최고 해저케이블 기업 반열에 올랐습니다.

현재 5,000억원 이상의 수주 잔고를 기록하고 있는 LS전선 해저케이블 사업은 올해는 약 1,400억원의 매출을 낼 것으로 예상되고, 2021년에는 그 두배에 이르는 3,000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보입니다.

[인터뷰] 김지산 / 키움증권 기업분석팀장

LS전선의 해저케이블 경쟁력은 유럽의 프리즈미안, 넥상스에 이어서 3위권으로 분석이 되고 있습니다. 향후에 성장성은 해상 풍력시장에서 찾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지난해말까지 전세계적으로 23GW가 설치가 됐고, 2030년까지 200GW까지 구축이 될 거구요. 연평균 20% 이상씩 성장하는 시장이 될 겁니다.

LS전선은 앞으로도 세계 최고 수준의 해저케이블 생산을 위한 투자를 이어간다는 방침입니다.

[인터뷰] 김원배 / LS전선 에너지사업본부 생산부문 부문장

장거리 전력송전에는 DC(직류)케이블을 많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저희도 이제는 케이블을 AC(교류)케이블뿐만 아니고, DC케이블을 현재도 개발을 하고 있고 실제 인증까지 돼 있는 것도 있습니다. 향후에는 저희가 500kV까지 HVDC(고압직류송전) 해저케이블을 만들기 위해서 개발 진행 중에 있고...

내년 2월에는 동해에 제3공장을 완공하고, 3월부터 가동을 시작해 최대 2.5배까지 생산력을 향상시킬 예정입니다.

LS전선은 양질의 기술과 생산량을 바탕으로 아시아를 넘어 유럽의 최고 기업들 사이에서 시장 점유율을 늘리겠다는 계획입니다.

한국경제TV 김태학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