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54) 법무부 장관 관련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23일 조 장관의 자택을 압수수색 중이다.
검찰이 지난달 말 조 장관 주변 수사에 착수한 이래 조 장관 부부와 자녀를 상대로 강제수사를 벌이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압수수색의 구체적 대상과 범위는 확인되지 않았다. 그러나 검찰 안팎에서는 검찰이 사모펀드 의혹과 관련한 공직자윤리법 위반 혐의와 딸 조모(28)씨의 서울대 법대 인턴활동증명서 허위 발급 의혹, 증거인멸방조 등 조 장관 본인의 범죄 혐의에 대해 직접 수사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검찰은 지금까지 사모펀드 의혹에 연루된 조 장관 처남 정모(56)씨와 웅동학원 채무면탈 및 부동산 위장거래 의혹을 받는 동생 전처의 주거지 등을 압수수색했지만, 조 장관 주거지는 인사청문회 준비와 장관 취임 등 상황을 감안해 대상에서 제외했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고형곤 부장검사)는 이날 오전 9시께 서울 방배동 조 장관의 집에 검사와 수사관들을 보내 PC 하드디스크와 업무 관련 기록 등을 확보 중이다.
검찰은 조 장관과 부인 정경심(57) 동양대 교수의 자산관리인으로 일한 증권사 직원 김모씨로부터 자택 PC에 쓰던 하드디스크 2개를 임의제출받은 바 있다. 조 장관 자택에는 교체되지 않은 PC 하드디스크가 남아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수사가 시작된 이후 정 교수가 김씨에게 하드디스크 교체를 부탁했고 자택에서 하드디스크 교체작업을 하던 김씨에게 조 장관이 "아내를 도와줘 고맙다"는 취지로 말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상태다.
검찰은 정 교수의 증거인멸교사 혐의를 검토하는 한편 조 장관이 증거인멸·은닉을 방조했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김씨 등을 상대로 사실관계를 집중 추궁하고 있다.
검찰은 임의제출받은 자택 PC 하드디스크를 분석한 결과, 조 장관 딸 조씨와 장영표 단국대 교수 아들 장모(28)씨의 인턴활동증명서로 보이는 파일을 확보하고 조 장관이 증명서 발급에 관여했는지 확인할 방침이다.
검찰은 조씨와 장씨가 서울대 법대 산하 공익인권법센터에서 인턴활동증명서를 발급받았다는 2009년 센터 관계자들을 불러 조사한 결과 "조 장관 딸에게 증명서를 발급한 적이 없다"는 복수의 진술을 확보했다. 당시 센터장인 한인섭 서울대 법대 교수(현 한국형사정책연구원장)도 지난 20일 검찰에 나와 같은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씨와 한영외고 유학반 동기인 장씨는 최근 검찰에서 "서울대 주최 세미나에 하루 출석했고 조씨가 증명서를 한영외고에 제출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조씨의 인턴활동 내용 역시 부풀려졌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공익인권법센터 관계자 등을 상대로 사실관계를 조사 중이다.
또 조씨가 같은 해 말에 이 인턴활동증명서를 고려대 입시에 제출한 정황을 포착하고 디지털포렌식 작업을 통해 해당 증명서 파일의 생성 주체와 시기를 분석하고 있다.
검찰은 조 장관 아들(23)이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에서 2013년과 2017년 각각 받은 인턴활동예정증명서와 인턴활동증명서 역시 허위로 발급됐는지 확인 중이다.
증명서 발급에 조 장관이 관여했을 경우 허위공문서작성 혐의가 적용될 수 있다. 조 장관은 딸이 인턴십을 한 2009년 5월 국제학술회의에 좌장으로 참여했고 이후 한 교수의 뒤를 이어 센터장을 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