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사우디 이어 일본行…'도쿄 올림픽' 노린다

입력 2019-09-20 18:30


◇ 사우디 이어 일본行…럭비월드컵 개막식 참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사우디에 이어 일본을 찾았다. 이 부회장이 일본을 찾은 것은 일본의 수출 규제가 시작된 지난 7월 이후 2달 만이다.

삼성전자는 이재용 부회장이 일본 재계의 초청을 받아 오늘(20일) 도쿄에서 열린 '2019 일본 럭비월드컵'을 참관한다고 밝혔다. 럭비 월드컵은 하계 올림픽·월드컵과 함께 세계 3대 스포츠 이벤트로 꼽힌다.

특히 이건희 삼성 회장이 지난 1993년 신경영을 선언하면서 야구, 럭비, 골프를 '삼성의 3대 스포츠'로 꼽았을 정도로 럭비를 아꼈다.

이재용 부회장의 일본 방문은 지난 추석 연휴 이후 계속되고 있는 글로벌 현장 경영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이 부회장은 개막식에 참석한 일본 국가대표 럭비선수들이 소속된 팀을 가진 일본 주요 기업 경영진들과도 회동할 것으로 보인다.

이재용 부회장은 추석 연휴기간인 지난 15일 삼성물산 사우디 지하철 건설 현장을 방문한 이후, 17일에는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와 3개월 만에 다시 만나 삼성과 사우디의 경제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 JY, 2달 만에 일본 방문…수출규제·올림픽 특수 논의할 듯

이재용 부회장이 사우디 방문에 이어 곧바로 일본을 찾으면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재용 부회장은 일본의 수출 규제가 시작된 지난 7월초 엿새간 일본을 다녀갔다. 당시 수출규제 품목 일부 물량을 직접 확보하는 성과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용 부회장은 일본의 국민적인 관심사로 떠오른 럭비 월드컵 참관하는 한편, 일본 수출규제 이후 현지 상황을 점검하고 주요 일본 사업들도 챙길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은 우선적으로 일본의 수출 규제 이후 부품·소재 공급기업들의 동향을 확인하고 대책 마련에 나설 예정이다. 또 일본이 내년 도쿄 올림픽을 통해 본격 상용화에 나서는 5G 관련 사업을 적극적으로 챙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재용 부회장은 지난 5월에도 사흘 동안 도쿄에 머물면서 NTT도코모와 KDDI 본사 등 일본의 양대 통신사를 잇달아 방문해 5G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때문에 이재용 부회장이 일본에 체류하면서, 일본 재계·금융계 관계자는 물론 가전·통신사들과도 폭넓게 접촉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 삼성, 도쿄올림픽 '속앓이'…'5G·8K 특수 어쩌나'

삼성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선정한 최상위 등급 공식 후원사지만, 내년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난감한 상황을 맞고 있다.

공식 후원사로 막대한 마케팅 비용을 지불하고 독점권도 가지고 있지만, 일본의 수출규제로 촉발된 한·일 갈등 때문에 올림픽 특수를 노리기는 커녕 마케팅 전략 수립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보통 올림픽을 1년 앞두고 대대적인 마케팅을 시작하지만, 삼성전자는 아직까지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 7월 일본 이통사 NTT도코모와 손잡고 한정판 스마트폰 '갤럭시 S10+ 도쿄올림픽 에디션'을 출시했을 뿐이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각 분야별로 1개 기업을 최상위 등급 공식 후원사 'TOP'(The Olympic Partner)로 선정하고 마케팅 독점권을 부여한다. 현재 TOP 13개 기업 가운데 한국 기업은 삼성전자가 유일하다.

삼성전자는 내년 도쿄올림픽을 통해 본격화하는 일본의 5G 시장과 '8K TV' 특수를 주목하고 있다.

5G 서비스가 상용화되는 내년 도쿄 올림픽을 앞두고 삼성의 5G 통신장비 공급을 늘리는 동시에 스마트폰 점유율 반등을 노리는 한편, 처음으로 8K로 중계되는 도쿄 올림픽을 통해 삼성이 주도하는 8K TV 시장을 키운다는 전략이다.

특히 8K TV 시장은 도쿄 올림픽을 계기로 급격히 커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8K TV 시장은 올해 30만9천대에서 2022년 504만6천대까지 커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