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우리 정부는 일본이 지난 7월 반도체·디스플레이 핵심소재 세 가지에 대한 수출 규제를 시행한 것과 관련해 칼을 갈겠다고 밝힌 바 있는데요.
드디어 오늘 일본을 세계무역기구, WTO에 제소하며 맞대응의 수위를 높였습니다.
임동진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우리 정부가 일본의 수출 규제에 대해 칼을 뽑았습니다.
일본의 조치가 부당하다며 11일 WTO 제소 절차에 돌입했습니다.
지난 7월 4일 일본이 반도체·디스플레이 핵심소재 세 가지의 한국 수출을 제한한 지 69일 만입니다.
<인터뷰>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
"우리나라의 이익을 보호하고 정치적 목적으로 교역을 악용하는 행위가 반복되지 않도록 일본의 조치를 WTO에 제소하기로 했습니다."
일본의 수출 규제가 우리 대법원의 강제징용 판결에 대한 정치적 보복이고, 한국을 직접적으로 겨냥한 조치라는 겁니다.
또한 WTO의 근본원칙인 차별금지 의무에 위반되고 무역 규정을 공정하고 합리적으로 운영해야 하는 의무에도 저촉된다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자유롭게 교역하던 세 가지 품목을 각 계약 건별로 개별허가를 받도록 해 우리 기업들이 심각한 피해에 직면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수출 규제 시행 이후 일본 정부가 관련 품목에 수출을 허가한 건수는 단 세 건에 불과합니다.
정부가 양자협의 요청 서한을 일본 정부와 WTO 사무국에 전달함에 따라 공식 절차는 시작됐고, 일본이 협의에 응하지 않거나 합의에 실패할 경우 WTO 재판부 격인 패널을 통해 분쟁을 해결해야 합니다.
최종 결론이 나기까지 통상 2년 이상 소요되지만, 제소 과정 동안 일본의 조치 확대를 막고 승소할 경우 국제사회로부터 일본의 부당함에 대한 지지를 얻어낼 수 있습니다.
<인터뷰> 안덕근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
"단기적으로 이번에 WTO 소송을 거는 것이 일본 정부의 조치를 바꾸거나 향후에 제도를 완전히 개편하게 되는 효과를 보기는 어렵겠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이런 조치가 연장이 된다거나 확대가 되는 것을 막을 수 있는 부분이 있어서..."
정부는 WTO 제소와는 별도로 일본을 수출심사 우대국에서 제외하는 조치를 이르면 다음주 시행할 방침입니다.
한국경제TV 임동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