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귀던 여성 TV로 내려친 남성 '징역 7년'…여성은 식물인간 상태 중 사망

입력 2019-09-06 21:26


사귀던 여성의 외도를 의심해 말다툼 중 격분한 나머지 TV로 내리쳐 식물인간 상태로 만든 60대가 항소심에서 형량이 3년에서 7년으로 늘었다.

식물인간 상태로 9개월간 치료 중이던 여성이 결국 숨져 공소사실이 특수중상해에서 상해치사로 변경됐기 때문이다.

서울고법 춘천재판부 형사1부(김복형 부장판사)는 특수중상해 혐의로 기소된 A(62)씨의 항소심에서 원심(징역 3년)을 파기하고 징역 7년을 선고했다고 6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10월 31일 오전 1시께 강릉시 자신의 집에서 사귀던 여성인 B씨의 외도를 의심하고 말다툼했다.

말다툼은 B씨에 대한 폭행으로 이어졌고, B씨가 이를 따지자 A씨는 격분한 나머지 위험한 물건인 TV를 양손으로 집어 들어 B씨의 머리 부위를 향해 내리쳤다.

이 일로 B씨는 급성 뇌내출혈로 인한 의식불명 상태로 입원했다.

자가 호흡이 불가능한 B씨는 영구적인 뇌 기능 손상까지 더해져 사실상 식물인간 상태로 장기간 치료를 받았다.

1심 재판부는 지난 4월 중상해 혐의를 적용해 A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

이후 A씨는 "형량이 무겁다"는 이유로, 검사는 "형량이 가볍다"는 이유로 각 항소했다.

항소심 재판 중이던 지난 7월 초 식물인간 상태에서 치료 중이던 B씨는 9개월여 만에 끝내 사망했다.

이에 따라 항소심 재판부는 A씨의 공소사실 죄명을 특수중상해에서 상해치사로 공소장을 변경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의 범행으로 피해자가 영구적인 뇌 기능 손상을 입고 식물인간 상태에서 치료 중 사망하는 중대한 결과가 발생했다"며 "피고인에 대한 엄벌이 불가피한 점 등을 고려해 형을 다시 정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