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과 빠른 우울증약' 개발 눈 앞…"2주만에 증상 진정"

입력 2019-09-05 21:35


우울증 치료에 현재 사용되고 있는 표준 항우울제들은 효과가 나타나려면 최소 4~8주가 걸린다.

2주면 효과가 나타나는 새로운 항우울제가 개발돼 2상 임상시험에서 좋은 결과가 나왔다.

미국의 세이지 세러퓨틱스(Sage Therapeutics)가 개발한 이 신약(SAGE-217)이 투여된 우울증 환자는 60% 이상이 2주 만에 우울 증상이 진정되는 관해(remission)가 나타났다고 헬스데이 뉴스가 4일 보도했다.

2상 임상시험은 중등도(moderate) 내지는 중증 우울증 환자 89명을 무작위로 두 그룹으로 나누어 한 그룹엔 SAGE-217 30mg을, 다른 그룹(대조군)엔 위약(placebo)을 매일 한 번 경구 투여 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임상시험 전, 참가자들은 '해밀턴 우울증 평가척도'(HDRS: Hamilton Depression Rating Scale) 점수가 평균 25점이었다.

신약이 투여된 그룹은 2주 후 HDRS 점수가 평균 17.4점, 대조군은 10.3점이 낮아졌다.

신약 그룹에서는 64%가 HDRS 점수가 관해에 해당하는 7점 이하로 떨어졌다. 대조군은 26%에 그쳤다.

신약 그룹과 대조군 사이의 이러한 차이는 4주 후에도 변함이 없었다.

신약 그룹에서 2주 만에 이 같은 반응이 나타났다는 것은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효과라고 임상시험을 진행한 세이지 제약회사의 한단 군두스-브루스 박사는 평가했다.

부작용은 주로 두통, 현기증, 오심, 졸음 등이었다.

세이지 제약회사는 2상에 이어 현재 3상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이에 대해 시카고 대학 의대 정신의학 전문의 에밀 코카로 박사는 현재 사용되고 있는 항우울제는 효과가 나타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고 항우울제에 대한 반응률도 60%에 그치고 있다면서 효과가 빠르다는 것은 평가할만하다고 논평했다.

다만 이 임상시험에는 기존의 항우울제에 반응하지 않는 환자들은 포함되지 않았다고 그는 지적했다.

세이지 사는 앞으로 이러한 환자들을 임상시험에 포함시킬 계획이다.

SAGE-217은 뇌의 억제성 신경전달물질인 감마 아미노뷰티르산(GABA: γ-Aminobutyric acid)에 작용해 기존의 항우울제와는 작용기전이 다르다.

기존의 항우울제는 세로토닌 등 뇌의 또 다른 신경전달물질들에 작용한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의 의학 전문지 '뉴 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신'(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 최신호(9월 5일 자)에 발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