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4일(현지시간) 미국이 전 세계를 돕느라 많은 돈을 쓴다며 한국과 일본 등을 거론했다. 각국이 미국을 위해 많은 것을 하지 않고 고마워하지 않는다며 압박성 발언도 같이 했다.
동맹에도 방위비 분담금 대폭 증액 등을 압박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 기조에 따른 발언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비용 부담만 거론했을 뿐 미국이 취하는 이익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중국과의 남중국해 갈등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우리는 매우 강한 동맹을 많이 갖고 있고 거기 있는 것만으로도 많은 동맹에 아주 큰 호의를 베풀고 있다"고 운을 뗐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일본을 돕기 위해 많은 돈을 쓰고 있다. 우리는 한국, 필리핀을 돕기 위해 많은 돈을 쓰고 있다. 우리는 많은 사람을 돕기 위해 많은 돈을 쓴다"고 말을 이었다.
그러면서 "많은 경우에, 몇몇 경우에, 하지만 많은 경우에 이들은 우리를 위해 많은 것을 하지 않는다"면서 "하지만 우리는 절대 고마워하지 않는 전 세계의 많은 이들을 돕고 있다"고 부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그들이 고마워하도록 요구할 지도자를 가진 적이 없다. 나는 그들이 고마워해야 한다고 말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러한 발언은 방위비 분담 등에 있어 동맹에 더 많은 부담을 압박해온 기조의 연장선상으로 해석된다. 미국이 군병력 파견 등을 통해 동맹국 안보에 큰 비용을 들이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추가적 비용 부담을 압박하는 셈이다.
'동맹국이 미국을 위해 많은 것을 하지 않고 있고 고마워하지도 않는다'는 식의 주장 역시 추가 부담 압박을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인도·태평양 전략을 통한 중국 견제 등 미군 병력 파견을 통해 미국이 얻고 있는 안보상 이익에 대해서는 거론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을 앞두고 미국이 대폭 인상을 요구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나온 것이라 주목된다. 협상은 이달 중순 시작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미국 측이 대폭 인상을 요구할 것이라는 전망이 이어져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