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금, 셀트리온·삼성바이오 집중 매수 이유는

입력 2019-09-04 11:36
<앵커>

연일 지속된 대외악재에 등 돌렸던 외국인에 맞서 연기금이 구원투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습니다.

특히 주요 매수 종목을 살펴보면 그간 악화일로를 걸었던 바이오주가 매수 상위창구에 이름을 올리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증권부 김원규 기자와 관련 내용 살펴보겠습니다.

김 기자, 최근 증시의 큰손인 국민연금과 사학연금 등 연기금의 자금 흐름은 어떤가요?

<기자>

지난달 코스피에 유입된 연기금의 순매수 규모는 약 2조5,000억원이었습니다.

이는 올해 들어 월별기준 최대치로 같은기간 2조2,000억원어치를 팔아치운 외국인과 대조적이었습니다.

특히 연기금은 이달(9월)에 접어들어서도 2거래일 간 3,000억원 이상 사들이며 매수 행보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앵커>

연기금이 구원투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매수 종목과 관련해 주목할 점이 있다고요?

<기자>

통상 연기금의 투자 성향은 상대적으로 덩치가 크고 장기투자를 위해 안정적인 전략을 구사합니다.

이런 측면을 고려하면 지수가 빠졌을 때 대게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등 시가총액 상위주를 사들이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바이오주를 중심으로 매수 물량이 몰렸습니다.

분식회계와 연이은 신약 실패로 신뢰도가 바닥 수준인 가운데 매수세가 강하다는 점은 이례적입니다.

개별 종목으로는 셀트리온(1980억원)은 2,000억원 가까운 자금이 유입되며 연기금이 포함된 기관의 순매수 상위창구에서 압도적인 1위를 기록했습니다.

여기에 유한양행(480억원), 삼성바이오로직스(310억원) 등 주요 바이오주도 상위권을 차지했습니다.

<앵커>

잇단 대형 악재로 신뢰가 무너졌던 바이오주에 연기금이 집중 매수하는 이유에 대해 증권가에서는 어떻게 진단하고 있나요?

<기자>

여러 업종 중에서도 유독 낙폭이 컸던 바이오주의 반등에 베팅을 했다라는 시선이 우세합니다.

여기에 바이오주의 가장 큰 리스크이자 여전히 문제로 지적되고 있는 실적이 곧 개선될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실제 국내 증권사 3곳 이상이 집계한 3분기 주요 바이오주의 영업이익 추정치는 전년동기대비 61.0% 늘어날 전망입니다.

또 주요 바이오사들의 임상 결과까지 발표된다면 바이오주 전반으로 투자심리가 개선될 것이란 기대감도 적지 않습니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메지온과 헬릭스미스 등 주요 바이오 기업의 3상 결과 발표로 불확실성이 해소될 수 있다"며 "바이오주가 하반기부터 반등할 수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앵커>

개별 종목에 대한 구체적인 평가도 나오나요?

<기자>

연기금의 집중 러브콜을 받은 셀트리온의 경우 3분기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주가 회복이 본격화될 전망입니다.

배기달 신한금융투자는 "하반기에는 램시마SC와 의약품 위탁생산(CMO) 그리고 트룩시마의 미국 출시 등으로 영업이익이 크게 개선될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또 분식회계로 검찰 수사가 마무리되지 않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매수 대상이 된 점도 시장이 주요 관심사입니다.

단기적으로는 우려스럽지만 중장기적인 성장성에 대한 기대감이 여전한 만큼 투자 매력이 부각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실제 올해 전체 영업이익은 23억9,000원이 될 전망이지만 내년에는 283억3,000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1,087% 늘어날 것으로 추정됩니다.

구완성 NH투자증권 연구원은 "CMO에 대한 신규 수주와 후속 바이오시밀러 파이프라인의 상업화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고 진단했습니다.

<앵커>

전체 바이오주에 대한 연기금의 추가 매수도 기대해 볼 수 있을까요?

<기자>

코스피를 비롯해 바이오주 전반에 걸쳐 여전히 반등 폭이 미미한 것을 비춰 봤을 때 향후 추가 매수에 나설 가능성이 적지 않습니다.

하지만 분식회계에 이어 임상실패 사태가 연이어 발생한 점을 미뤄보면 이제부터 선별적으로 연기금의 자금이 유입될 것이란 의견이 나옵니다.

진홍국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바이오주에 대한 투자심리가 개선되고 있지만 안심할 수는 없다"며 "업종보단 종목으로 접근하고 특히 눈에 보이는 실적을 철저히 따지고 선별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앵커>

지금까지 증권부 김원규 기자와 함께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