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는 생산라인에서 위를 보고 장시간 일하는 상향 작업 근로자들을 보조하는 웨어러블 로봇(Wearable Robot)인 ‘벡스(VEX)’를 자체 개발했다고 밝혔다.
벡스는 조끼형 외골격 착용 로봇을 뜻한다.
벡스는 제조업과 건설업, 물류 등 다양한 산업현장에서 장시간 위쪽을 보며 팔을 들어 올려 작업하는 근로자들의 근골격계 질환을 줄여주고 작업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개발됐다.
산업 현장의 특성을 고려해 전기 공급이 필요 없는 형태로 개발된 것이 특징이다.
구명조끼처럼 간편하게 착용해 즉시 사용할 수 있으며 중량도 2.5kg에 불과하다.
특히 현대·기아차는 세계 최초로 인체의 어깨관절을 모사한 다축(Polycentric axis) 궤적 구조와 멀티링크 구조의 근력보상장치를 개발해 적용함으로써 활동성과 내구성을 높였다.
착용자의 체형과 근력, 작업 용도에 따라 길이는 18cm, 강도는 6단계, 각도는 3단계까지 조절이 가능하다.
벡스는 내장된 관절 구조와 여러 개의 스프링이 신체의 움직임과 동역학적으로 결합돼 최대 5.5kgf까지 힘을 발휘할 수 있다.
보통 성인의 경우 3kg의 공구를 들었을 때 무게가 거의 느껴지지 않는 수준이다.
현대·기아차는 올해 1월부터 미국 앨라배마 현대차 공장과 미국 조지아 기아차 공장 생산라인에 벡스를 시험 투입해 품질을 점검하고 작업자들의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기존 제품 대비 동작 자유도가 높고 근력지원 기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았다.
벡스는 현대로템이 12월경 양산을 시작하며, 가격은 기존 경쟁 제품들(4000~5000달러) 대비 30% 정도 낮은 수준으로 책정될 예정이다.
현대·기아차는 국내외 공장에 벡스 적용을 검토하고 있으며 이미 다른 자동차회사는 물론 다양한 제조업체들과 납품 계약을 협의 중이다.
또한 벡스를 일부 개조해 건설, 물류, 유통 등 다양한 산업분야에 활용이 가능하도록 적용 범위를 넓힐 계획이다.
현동진 현대·기아차 로보틱스팀 팀장은 “벡스는 기존 제품들과 비교해 중량, 근력지원, 매커니즘, 움직임, 착용감 등 거의 모든 면에서 더 나은 성능을 자랑한다”며 “다양한 산업 현장에서 일하는 작업자들이 더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길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현대·기아차가 지난해 10월 개발한 ‘첵스(CEX)’도 최종 품질 점검을 마치고 연내 양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현대·기아차의 첫 산업용 웨어러블 로봇인 첵스는 작업자의 앉은 자세를 유지하기 위한 무릎관절 보조 로봇으로, 1.6kg의 경량형임에도 150kg의 체중까지 지탱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