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67% “양국기업 신뢰 약화”…33% “변화 無”
-기업 55% “日 수출규제 장기화시 피해 불가피”
-대립 장기화시 관광·반도체·화학 업종順 피해 커
-속절없는 中企…26%만 “대책 마련 또는 준비중”
-정부지원 R&D·대중소 협력 구축·규제혁신 시급
국내기업들중 절반 이상이 일본의 수출 규제로 양국 기업간 파트너십 약화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는 가운데 수출 규제가 장기화되면 관광과 반도체, 화학업종에 대한 타격이 크고 중소기업들은 마땅한 대응책을 마련하지 못해 고심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3일 대한상공회의소가 일본기업과 거래관계에 있는 국내기업 500개사를 대상으로 ‘일본 수출규제에 따른 산업계 영향과 대응과제’를 조사한 결과, 기업 66.6%가 “일본기업과의 거래관계에서 신뢰가 약화됐다“고 답했고 33.4% 기업이 "영향 없음"이라고 응답한 것으로 조사됐다.
대한상의는 “일본기업은 우수한 품질과 적시생산시스템으로 신뢰가 높았다”며 “일본정부의 수출규제 이후 안정적 사업파트너라는 국내기업들의 인식에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고 언급했다.
‘한일간 경제협력 방향’을 묻는 질문에는 “일본 의존도를 낮추고 협력 축소할 것”이라는 응답 56%로 나타나며 “일시적 관계 악화돼도 협력 지속할 것”이라는 응답인 44%를 다소 앞섰다.
또한 상당수 기업은 이번 사태를 전화위복의 계기로 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일본 수출규제가 우리 산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응답기업의 55%가 "산업경쟁력 강화의 기회로 삼을 것"이라고 답했다.
‘산업경쟁력이 약화될 것’이란 응답은 30.6%였고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응답은 14.4%였다.
*“日 수출규제 장기화시 피해 예상”…관광·반도체·화학 업종 順
일본의 수출규제가 장기화될 경우 피해가 발생할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여전했다.
수출규제가 장기화될 경우 응답기업의 55.0%가 피해를 입을 것으로 예상한 가운데 ‘피해가 매우 큼’은 10.6%, ‘피해가 약간 있음’은 44.4%, ‘피해가 없을 것’이라는 응답은 45.0%로 집계됐다.
업종별로는 관광(87.8%), 반도체(85.4%) 등의 산업에서 ‘피해가 있을 것’이란 응답이 높게 나온 반면, 조선(18.6%), 전지(38.7%) 등의 산업은 상대적으로 피해를 예상하는 응답이 낮았다.
부문별로는 직접적 피해보다 간접적 피해에 대한 우려가 상대적으로 컸다.
직접적 피해 부문인 대일수출이나 대일수입에서 ‘크게 영향받을 것’이라는 응답은 각각 15.8%, 28.8%로 조사됐다.
반면 간접적 부문인 관광산업, 기술교류에서는 같은 응답이 48.4%, 34.8%로 높게 나타났다.
* “대책 마련·준비중" 응답 中企 26%뿐…73% 대기업과 대조
한편, 기업규모에 따라 수출규제 대응책 준비에 차이가 있었다.
대기업의 경우 4곳 중 3곳(73.0%)이 이미 대책을 마련했거나 준비중이라고 답했다.
이에 비해 중소기업은 4곳 중 1곳(26.0%)만이 대책을 마련했거나 중비중인 것으로 조사됐고 ‘대응계획이 없다’는 응답도 74%에 달했다.
구체적인 대응방안으로 ‘신규 거래처 확보’(46.7%), ‘기존 거래처와 협력 강화’(20.3%), ‘재고 확보’(8.6%), ‘일본외 지역 개발’(6.6%), ‘독자기술 개발’(6.1%) 등을 꼽았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지난 5일 정부가 '소재·부품·장비 경쟁력 강화 대책'을 발표한 가운데 기업들은 이를 위한 정부 지원과제로는 37.8%의 기업이 ‘R&D 세액공제 확대’를 꼽았고 32%의 기업이 '대·중소기업 협력체계 구축’을, 19.4%의 기업이 '규제 혁신', 10.8%의 기업들이 'M&A 등 해외기술 구입'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규제 개선과제로는 '화학물질 등록 관리 등 환경규제', '근로시간 등 노동규제', '일감몰아주기 등 내부거래규제' 등을 꼽았다.
박재근 대한상의 산업조사본부장은 “일본정부의 수출규제 조치가 우리나라 소재와 부품, 장비산업의 경쟁력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전화위복의 기회로 보는 시각도 있다”며 “이를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R&D, 기업간 협업, 규제, 노동, 환경 등 산업 전반의 시스템을 획기적으로 개선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