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WTI 2.8% 하락..."러시아 산유량 덜 줄여"

입력 2019-08-31 08:02


뉴욕 유가는 러시아가 예정보다 산유량을 덜 줄였다는 소식 등으로 큰 폭 하락했다.

30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0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1.61달러(2.8%) 하락한 55.10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WTI는 이번 주 1.7% 올랐지만, 8월 월간으로는 6% 하락했다.

원유시장 참가자들은 러시아 산유량 관련 소식과 허리케인 도리안 영향, 미·중 무역협상 관련 소식 등을 주시했다.

러시아의 인테르팍스 통신에 따르면 알렉산드르 노박 에너지부 장관이 8월 산유량은 산유국 감산합의 당시 약속했던 것보다 다소 높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노박 장관은 러시아는 다만 합의를 준수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가 감산에 적극적이지 않은 것 아니냐는 의심이 부상하면서 유가도 하락 압력을 받았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8월 산유량이 늘어날 수 있을 것이란 설문조사 결과가 나온 점도 유가에 부담을 줬다.

미국 남부지역에서 발생한 허리케인 도리안이 유전이 밀집된 멕시코만 지역은 피해갈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유가를 끌어내린 것으로 평가된다.

도리안이 원유 생산에 타격을 주기보다는 오히려 수요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 탓이다.

어케인 캐피탈의 존 킬두프 파트너는 "최근 모델에 따르면 도리안은 멕시코만 지역은 피하면서 플로리다주 전역에 피해를 줄 것으로 예상됐다"면서 "생산시설을 파괴할 수 있는 이벤트에서 수요를 타격할 수 있는 이벤트로 변했다"고 진단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 관련해서는 대화 기대가 유지됐다.

중국 외교부는 이날 미·중 양국이 효과적인 소통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일에는 중국 상무부도 미국과 소통을 이어가고 있다면서 갈등을 원활히 해결하고 싶다는 발언을 했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전일 양측이 각기 다른 레벨에서 대화를 이어가고 있다면서 협상에 대한 기대를 키웠다.

미국과 중국은 다음 달 1일부터 상대방 제품에 대한 관세를 추가로 부과할 예정인 만큼 긴장감도 유지되고 있다.

미국의 7월 개인소비지출(PCE)은 시장 예상보다 많은 0.6% 증가해 소비가 탄탄하다는 점을 확인했다.

하지만 8월 미시간대 소비자태도지수 최종치는 89.8로 2016년 10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향후 소비가 나빠질 수 있다는 걱정을 자아냈다.

독일 7월 소매판매 부진 등도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를 키우며 유가에 부정적으로 작용했다.

원유시장 전문가들은 글로벌 경기 침체 가능성이 원유 시장에 지속적인 부담이 될 것으로 진단했다.

PVM의 스테픈 브레녹 연구원은 "경기 침체 공포는 투자자들의 심리와 유가에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면서 "유가는 미·중 무역관련 소식에 따라 계속해서 출렁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