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첫 시판 '성큼' 다가 선 국내 항암신약

입력 2019-08-28 14:53
수정 2019-08-28 15:31
<앵커> 제약과 바이오기업들이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한 첫 관문이라 할 수 있는 미국 식품의약국(FDA) 시판 허가에 사활을 걸고 있습니다.

이러한 가운데 에이치엘비 자회사가 미국 식품의약국에 항암제 신약 시판 허가를 위한 준비에 본격 착수했습니다.

연속 기획 보도, 첫 번째 시간으로 양재준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 2003년 LG화학(LG생명과학)의 퀴놀린계 항생제 '팩티브'가 국내 제약, 바이오기업으로는 처음으로 미국 식품의약국 시판 허가 물꼬를 텄습니다.

이후 팩티브를 포함해 16개의 국산 의약품이 미국 시장에 진출했습니다.

하지만, 오리지널 신약으로 미국시장에 진출한 사례는 LG화학 '팩티브'와 동아에스티 '시벡스트로', SK케미칼 '앱스틸라', SK바이오팜 '수노시' 등 단 4개에 불과합니다.

이러한 가운데 에이치엘비의 자회사인 LSK바이오파마가 국내 기업으로는 처음 미국 식품의약국에 항암제 시판 허가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LSK바이오파마는 최근 미국 FDA에 '리보세라닙'의 신약 허가를 위한 사전미팅(Pre-NDA Meeting) 신청을 완료했습니다.

<인터뷰> 박철희 미국 LSK바이오파마 박사(소화기내과 전문의)

"프리 NDA 미팅(Pre-NDA Meeting) 날짜는 10월 중순으로 신청하였고, FDA(식품의약국)의 확정 답변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NDA(신약허가신청)를 통해 시판 허가를 받는다면, 리보세라닙은 국내 최초 허가 항암 신약이 될 것입니다."

리보세라닙은 글로벌 표적항암제 시장의 대세인 신생혈관 생성억제제로, 위암 치료를 타깃으로 하고 있습니다.

리보세라닙과 같이 혈관내피성장인자 수용체(VEGFR2)를 타깃으로 하는 블록버스터 의약품은 릴리의 '사이람자'와 화이자의 '수텐트', 바이엘의 '넥사바', 에자이의 '렌비마' 등이 있습니다.

<인터뷰> 한균희 연세대학교 약학대학 학장

"항암제를 쓰게 되면 대부분의 경우가 )병이) 낫다가 리커런스(recurrence, 재발) 대부분이 사실은 내성에 의해서 일어난다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항암제가 투여되면 굉장히 적대적인 환경에서는 어떠한 돌연변이를 일으키는 암세포는 살아 남습니다."

또, 리보세라닙은 비정상적인 암 혈관의 정상화를 통해 면역세포를 활성화하며, 1세대 항암제인 세포독성 항암제의 약제 내성을 극복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인터뷰> 한균희 연세대학교 약학대학 학장

"(신생혈관 억제제는) 암세포가 재발하는데 막아내 줄 수 있는 항암제구요.

암이 외과적인 방법(수술)으로 처리하고 난 다음에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아주 효과적인 방법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인터뷰> 박철희 미국 LSK바이오파마 박사(소화기내과 전문의)

"도세탁셀, 파클리탁셀은 암세포 자체를 공격하지만, 리보세라닙은 암세포 혈관 생성을 억제하므로 기존 약물과 다른 치료 기전으로 (약제) 내성을 극복합니다.

리보세라닙은 항암제를 암 세포 밖으로 방출시키는 P-당단백질의 활성을 억제시켜 기존 항암제의 효과를 향상시킵니다."

글로벌 위암치료제 시장은 도세탁솔과 파클리탁셀 등 1세대 항암제와 허셉틴, 사이람자 등 2세대 항암제가 혼용되고 있습니다.

지난 2007년 LSK바이오파마가 본격적으로 '리보세라닙' 연구개발(R&D)에 착수한 지 12년.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국내 기업의 첫 항암신약이 탄생할 지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양재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