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씬한 체형이 많은 일본인은 서양인과 다르게 마를수록 치매에 걸릴 위험이 더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4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약 40곳의 대학·연구기관이 참여하는 '일본노년학적연구평가기구'는 노인 3천696명을 대상으로 2010년부터 6년간 치매 발병 여부를 추적 조사했다.
이 가운데 치매 환자가 된 사람은 338명이었다.
평가기구는 체중(㎏)을 신장(m)의 제곱으로 나눈 체질량 지수(BMI)를 기준으로 18.5 미만은 마른 형, 18.5∼24.9는 표준형, 25∼29.9는 비만형, 30 이상은 고도비만형으로 분류한 뒤 발병률을 조사했다.
그 결과 표준형의 치매 발병 위험을 1로 할 때 여성의 경우 마른 형은 1.72, 비만형은 0.82, 고도비만형은 0.61로 나타나 뚱뚱한 사람일수록 발병 위험이 낮게 나왔다.
남성의 경우 마른 형이 1.04, 비만형이 0.73, 고도비만형이 0.91로 조사돼 여성보다는 체형에 따른 발병 위험의 차이가 크지 않았지만, 표준체형보다 더 마를수록 발병 위험이 높은 경향은 확인됐다.
이번 조사 결과는 일반적으로 당뇨병에 취약한 뚱뚱한 사람일수록 치매에 걸릴 가능성이 크다는 기존 의학계 상식과 배치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이에 대해 조사를 이끈 야마나시(山梨)대 대학원의 요코미치 히로시 준교수는 "동아시아인의 체질과 관계가 있다"고 분석했다.
육식을 덜 즐기는 동양인은 체질적으로 서양인에 비해 혈당을 낮추는 인슐린 분비량이 적은데, 이로 인해 동양인은 마른 체형이라도 당뇨병에 걸리기 쉽고 이것이 날씬한 사람의 치매 발병과 상관성이 있다는 것이다.
요코미치 교수는 근육량이 떨어져도 뇌를 자극하는 호르몬이 줄어 치매에 걸릴 위험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며 일본인의 살 빼기는 치매 발병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