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전자담배(e-cigarette) 흡연(베이핑)을 해온 폐 질환 환자가 숨진 사례가 처음 보고됐으며 당국이 200여건의 비슷한 질환에 대해 원인 규명에 나섰다고 AFP통신 등이 23일(현지시간) 전했다.
일리노이주 의료 당국 책임자인 제니퍼 레이든은 "전자담배 흡연을 하면서 원인을 알 수 없는 중증 폐 질환을 앓고 입원했던 성인이 사망했다는 보고를 전날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사망자의 신원은 밝히지 않았지만, 일리노이주에서 전자담배 흡연이 원인으로 추정될 수 있는 폐 질환으로 치료 중인 환자들의 연령대가 17∼38세라고 설명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이후 모두 22개 주에 걸쳐 전자담배 흡연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의심되는 193건의 중증 폐 질환이 보고됐다.
발병 원인은 정확하게 규명되지 않았으나 환자들은 모두 증기로 된 니코틴이나 대마초를 흡입했다. 이들이 사용한 전자담배 상당수는 연구실에 보내졌고 질병과의 관련성에 대해 분석이 진행 중이다.
일리노이주 보건당국의 응고지 에지케 국장은 "환자들이 겪는 심각한 질병 증세를 고려할 때 전자담배와 베이핑이 위험할 수 있다는 점을 널리 알려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일레아나 아리아스 CDC 비전염성질병 담당 부국장은 환자들 증상이 모두 비슷해 보이지만 공통된 발병 원인이 있는지, 비슷한 증상을 보이는 다른 질병들인지 불분명하다며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앞서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올 4월 보고서에서 전자담배 베이핑 이후 급작스러운 발작 등 응급 상황이 벌어진 35건의 사례가 있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미국에서 전자담배 사용이 원인으로 의심되는 질병 사례들과 관련해 현재까지 특정 전자담배 제품이 원인으로 지목되지는 않았다.
미국은 2006년부터 전자담배가 유통됐는데 청소년 사이에서도 빠르게 확산하면서 지난해에는 중·고생 전자담배 흡연자가 전년보다 150만명 증가한 360만명으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