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클로 불매…'국뽕' 아닌 '합리적 소비' [TMI특공대]

입력 2019-08-23 18:25
수정 2019-08-23 15:22
《TMI특공대는 현장의 기자들이 직접 부딪히고 경험하며 쓸모있는 정보를 전해드리는 체험형 영상 취재기입니다. 이번에는 최근 불매운동의 타깃이 된 유니클로와 국산 대체품들을 직접 비교해봤습니다. 우리는 국뽕 때문에 굳이, 일부러 국산품을 사용하는 걸까요? 아니면 유니클로에 뒤쳐지지 않는 국산 대체품을 이제서야 발견한 걸까요? 직접 파헤쳐봤습니다.》

일본 제품 불매운동, 사실상 저도 놀랐습니다. 이 정도로 여파가 크고 뜨거울 줄 몰랐거든요. 그 중에서도 불매운동의 타깃이 된 '유니클로'의 타격은 유독 두드러집니다.

8개 신용카드사(하나, BC, 우리 등)의 유니클로 1주일 단위 매출액은 한 달 새 70%나 감소했습니다. 6월 마지막 주 59억4,000만원이나 됐던 매출은 7월 넷째 주 17억7,000만원으로 뚝 떨어졌습니다. 매출이 70% 감소하면 영업에 막대한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습니다.

심지어 영업을 시작한 지 10년 만에 문을 닫게 된 유니클로 종로3가점도 생겨났죠. 요미우리신문 등 일본 언론은 “유니클로 종로3가점이 불매운동 여파로 인한 매출 하락에 폐점을 결정했다”고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이후 월계점, 구로점까지 폐점을 예고했는데요. 유니클로의 폐점 러쉬는 계속될까요?



하지만 제가 궁금한 것은 유니클로의 폐점 러쉬가 아닙니다. 이건 부차적인거죠.

제가 정말 궁금했던 것은 단순히 국뽕(국수적 민족주의)때문에 우리가 유니클로 불매운동을 이어가고 있냐는 거였습니다. 생각에만 머물순 없죠. 직접 실험해보기로 했습니다. (유니클로 뿐만이 아닙니다. 맥주도 비교해봤는데요. 2탄도 기대해주세요. 다음편도 은근슬쩍 광고하는 나란 사람~)

유니클로는 지난해 우리나라에서 단일 브랜드로 1조3,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린 유일한 의류브랜드입니다. 핵심은 '에어리즘'과 '히트텍'이죠. 냉감·발열 내의의 선두주자가 되면서 유니클로는 이 시장에서만 글로벌하게 50% 넘는 점유율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나영 광고 효과도 한 몫 했죠. 그렇다보니 후발주자인 국내 브랜드들은 이 시장에서 빛을 볼 수 없었는데요.

드디어 기회가 생겼다고 기뻐해야할까요? 아베 총리의 수출 규제로 국산 대체품에 눈을 돌리게 됐고, 품질과 성능도 따져볼 여지가 생긴겁니다.

사실 2년 전, 소비자보호원에서도 냉감소재를 비교해보는 실험을 한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당시에는 크게 보도되지 않았죠. 여론의 관심사항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다만, 당시 실험결과에서도 유니클로보다 뛰어난 국산제품들이 여럿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입었을때 시원하게 느끼는 접촉냉감과 건조속도, 흡수성 면에서 좋은 국산품들이 많았습니다.



2년 전 결과만으로는 TMI 시청자와 독자들을 충족시킬 수 없겠죠? 올 여름에 나왔던 냉감소재들을 가지고 직접 실험해봤습니다.(두둥~) 접촉냉감과 흡수성, 건조속도까지 모두요. 비교 대상에 오른 제품은 모두 4가지입니다. 유니클로·스파오·탑텐·쌍방울.

우선, 여름철 내의다 보니 촉감도 중요하죠. 만져봤을때 시원하게 느껴지는 접촉냉감 비교해봤습니다. 건조속도는 회사 옥상에 올라가 4개의 제품을 햇빛에 직접 말리는 방법을 택했는데요. 두 눈을 부릅뜨고 지켜본 결과를 보여드리겠습니다. (스펙타클한 실험 기대하셨는데, 너무 허접한건 아니죠?ㅠ)

뿐만 아니라 이들 4개의 제품 중 어떤 제품이 땀 흡수를 잘하는지 흡수성도 비교해봤는데요. 실험 결과는 영상을 확인해보시죠. (스포하지 않습니다)

저희들만의 실험결과로는 믿음이 안 가시겠죠? 그래서 또 준비했습니다. 정부출연기관이죠~ 경기도 안산에 위치한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을 찾아가 열화상카메라로 원단의 냉감효과를 확인해봤습니다.

이에 앞서 순간적으로 이동하는 열의 최대값을 측정하는 '큐맥스 값'에서도 결과를 예측해볼 수 있었는데요. 국산 OO제품이 유니클로 에어리즘보다 더 뛰어나다는 걸 알 수 있었습니다. 가격도 국산 OO제품이 더 쌉니다. 다른 국산 대체품들 또한 가격면에서 유니클로보다 대부분 착하죠.

결과를 말씀드리자면, 우리가 국산품을 이용하지 않을 이유가 전혀 없었다는 겁니다. 불매운동을 계기로 오히려 합리적 소비를 할 수 있게 된 데에 아베에게 감사를 표해야 할까요? (아리가또 고자이마쓰 아베상~) 더불어 국뽕이 아닌 '긍지'를 갖고 국산품을 이용하셔도 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