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 노사 'DLS 진실공방'

입력 2019-08-21 17:36
수정 2019-08-22 10:17


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에서 대규모 손실이 예상되는 가운데 하나은행의 직원들이 올해 4월부터 손실 가능성을 인지하고 관련 부서에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하나은행 노동조합은 21일 성명을 내고 "금리 하락 추세가 심각함을 감지한 자산관리 직원(PB)들이 4월부터 발행사인 하나금융투자가 콜옵션(매수청구권)을 행사하거나 고객이 손절매할 수 있도록 환매수수료를 감면하는 등 적극적인 대응책을 마련해 달라고 관련 부서에 요구했다"고 밝혔다.

노조는 이어 “6월에는 노조가 이 상품에서 민원이 발생할 수 있다고 보고 담당 임원에게 직원 보호 대책을 요구했지만 경영진은 자본시장법 위배 가능성과 중도 환매수수료를 우대했을 때 다른 고객 수익에 미치는 영향, 배임 우려 등을 내세우며 안일한 대응으로 현재에 이르렀다"고 비판했다.

노조는 또 이 사태 해결책을 모색하고자 노조와 행장, 판매영업점 지점장, 본부장이 함께 참여하는 회의를 이날 열기로 했으나 경영진이 외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비이자이익을 강조하는 경영진 입맛에 맞추려고 무리한 상품 설계를 한 것은 아닌지, 시장 예측을 무시하고 판매를 결정한 귀책은 없는지, 콜옵션에 대한 발행사(하나금융투자)와 판매사(KEB하나은행) 대응이 적절했는지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하나은행측은 "시장 상황이 좋지 않아 지난 3월8일부터 DLF를 판매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이어 "지난 4월3일부터 현재까지 9차례의 PB 간담회를 진행했고, 지난달 12일에는 DLF를 판매한 PB들과 노조 대표, 박세걸 WM사업단장 등이 참여한 가운데 자산관리 워크샵을 열었다"고 설명했다.

하나은행은 "이번 주에도 DLF 판매 영업 지점장의 지점장·본부장과 컨퍼런스 콜을 진행해 고객들이 정확한 판단을 내리기 위해 어떤 정보를 제공할 지 의견을 공유했다"고 덧붙였다.

하나은행은 2016년 10월부터 영국과 미국 이자율스와프(CMS) 금리에 연계한 DLF를 판매해 누적 2조 원 가량이 판매됐고, 현재 잔액은 3,800억 원에 이른다.

하나은행에 따르면 PB 약 200명이 고객에게 이 상품을 판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