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몸서 피나는 치주염, 방치하다 큰 일 난다?…"구강암 위험 3.7배↑"

입력 2019-08-20 21:15


치주염이 있는 사람은 치주염이 없는 사람보다 구강암 발생 위험이 3.7배나 높다는 연구 결과가 제시됐다.

서울대 치과대학 김현덕(예방치과)·이종호(구강외과) 교수팀은 2015∼2017년 서울대치과대학병원에서 구강암으로 치료받은 환자 146명(평균나이 63.8세)과 건강한 대조군 278명(평균나이 64.4세)을 추적 관찰한 결과, 치주염과 구강암 발생 사이에 이런 연관성이 관찰됐다고 20일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치과연구저널'(Journal Dental research) 최근호에 발표됐다,

치주염은 잇몸에 생긴 염증이 잇몸뼈로 확산하는 질환으로, 성인의 30% 이상이 가지고 있을 정도로 흔하다. 치주염 상태로 접어들면 씹는 게 불편해지고 입 냄새가 심해지는 것은 물론 잇몸에서 피가 나거나 고름이 생긴다. 외관상으로는 잇몸이 훼손되면서 치아 사이가 벌어지고, 치아가 길어진 모습을 보이는 게 특징이다.

연구팀은 '치주염과 구강암 발생에 연관성이 있다'는 가설을 세우고, 사실 확인을 위해 구강암 환자와 건강한 대조군을 대상으로 한 비교 연구에 착수했다고 설명했다.

조사 대상자들의 치주염은 유럽치주학회의 기준에 따라 파노라마 사진을 통한 잇몸뼈 소실을 기준으로 판단했다. 또 구강암은 CT(컴퓨터단층촬영), MRI(자기공명영상) 사진과 생체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병기를 평가했다.

그 결과 구강암 환자들의 치주염 유병률은 93.8%에 달했지만 건강한 대조군은 78%(218명)로 낮은 편이었다.

치주염은 성(性), 나이, 흡연, 음주, 교육 수준, 운동, 비만,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등 위험요인을 모두 보정한 상태에서 구강암 발생에 독립적인 위험요인으로 분석됐다. 연구팀은 치주염이 있으면 그렇지 않은 사람에 견줘 구강암이 발생할 위험도가 3.7배에 달하는 것으로 평가했다.

특히 이런 연관성은 여성일수록, 60대 이상 고령일수록, 치아 상실 개수가 8개 이상으로 많을수록 두드러졌다.

김현덕 교수는 "이번 연구로 치주염이 구강암 발생 위험을 높인다는 추론이 사실로 확인됐다"면서 "구강암 예방을 위해서라도 평소 치주염 예방 노력을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고 당부했다.

그는 치주염을 예방하려면 식사 후 꼭 칫솔질을 하고 치실을 함께 사용하라고 권고했다.

김 교수는 "하루 세 번 이상 칫솔질을 할 때마다 치실을 함께 사용하면 치실을 사용하지 않은 경우보다 치주염 발생이 44% 감소한다"면서 "치실을 사용하면 치간 인접면의 치태가 감소하면서 세정 효과가 크게 높아지는 것은 물론 치아 사이 잇몸 출혈을 간단히 감지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