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에서 제품을 성형해 사출하는 작업은 고도의 기술을 필요로 한다. 조금이라도 기계가 잘못되면 완제품이 엉망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비록 그 중요성을 알아주는 이는 많이 없지만 성형 기술자들을 끊임없이 움직이게 하는 동력은 바로 ‘자부심’이다. 롤포밍의 이완섭 대표 역시 예외는 아니다.
우리나라에서 롤러 성형기 업계 선두 기업으로 불리는 롤포밍은 일반 소비자들에게는 그 존재가 다소 낯설지만 해외 유수의 공장들로부터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는 기업이다. “흐르는 물처럼 새로운 것을 찾고 만들어낸다”라고 말하는 이 대표는 전 세계를 고객으로 삼는다는 야심찬 목표를 가지고 있다.
춘천기계공고를 졸업한 이 대표는 2000년 롤포밍을 창업하여 20년이 채 되지 않는 기간 동안 회사를 내실 있는 기업으로 키워냈다. 지난 2017년 롤포밍은 300만불 수출탑을 달성했으며, 같은 해에 국무총리 표창까지 받았다. 그리고 2019년에는 혁신기업으로 이노비즈 인증을 받는 등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창업 후 약 12~13년 동안 롤포밍이 주력해 온 사업은 설비 제작이다. 그 이후로는 슬리터&샤라인과 튜브밀 라인을 추가로 제작하기 시작했다. 해당 분야와 관련된 인재들도 그때서부터 영입해왔다.
롤포밍에서 커버하는 영역은 사실상 모든 산업 분야에서 쓰이는 제품들로 건축 케이블 트레이 안전발판과 도로 시설물에 쓰이는 가드레일, 일본 엔도사에 수출하는 LED 형광등 갓 등으로 무궁무진하다.
롤포밍에서 생산하는 설비 중에는 펀칭과 포밍을 동시에 할 수 있는 라인 외에 러시아 수출 태양광 프레임에 적용되는 것이 있다. 설비뿐만 아니라 제품도 직접 생산하며 우즈베키스탄과 일본, 미국, 등 8개국에 수출해 왔다. 현재 롤포밍은 미국 누코사에 태양광 프레임 부품 성형 설비를 수주한 상태다.
미국의 거래처 관계자는 “10년 전에 주문한 설비를 지금까지도 문제없이 사용할 만큼 품질과 정밀도가 뛰어나다”라며 “앞으로 2년간 4대의 설비라인 현장 설치가 예정돼 있다”라고 언급했다.
일본의 한 업체는 “다수의 공정을 하나의 라인에서 연속 작업하므로 생산성이 크게 향상됐고, 고장 시 조기 복구를 위해 다각도로 대책을 마련해 주기 때문에 신뢰할 수 있다”라고 말한다.
이 대표의 경영철학은 ‘경영은 배고픔의 공부’이다. 사업을 하면서 ‘이 정도면 됐다’라며 안주하지 말라는 의미이다. 그는 항상 배고픔을 가지고 새로운 가치를 쫓으며, 성과를 얻어내려고 노력하지 않으면 사업은 결국 도태되고 무너질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자신의 경영철학을 실천하고자 직원 복지에도 적지 않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직원들의 건강을 위해 체조와 구호로 하루를 시작하는가 하면, 국내 최고 수준의 규모와 시설을 갖춘 공장을 항상 청결한 상태로 유지하고 있다. 이는 직원들의 안전과 여유 있는 작업을 위한 조치라고 한다. 기계 제작 공장이라고 해서 지저분하거나 건강에 좋지 않은 환경에 직원들이 노출돼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롤포밍의 생산 설비 중 소방함 판넬을 제작하는 자동차 롤포밍기의 경우 기존에는 8명이 투입돼서 생산해야 하는 제품이었으나 지금은 한 사람의 인력만으로도 작업할 수 있도록 했다. 이에 직원들은 “사장님이 가진 노하우가 많아 일하는 데 큰 지장이 없다”라고 만족감을 나타내고 있다. 이 대표는 “직원들이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서 문제를 해결할 때가 많다”라며 “CEO는 이를 독려하기 위해 해당 분야에서 최고는 되지 못하더라도 80~90%는 달성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 대표가 용접이나 볼트 조임, 펀칭 등 복수의 과정을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는 장비에 관심을 갖고 있는 데에는 특별한 이유가 있다. 한 가지 기능만 갖춘 생산라인만으로는 업계에서 오래 살아남을 수 없으며, 새로운 제품을 생산할 기회도 잡을 수 없을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해외에서 롤포밍의 활약상은 괄목할만하다. 우즈베키스탄의 경우 가장 먼저 슬리타라인(코일을 사이즈에 맞게 컷팅해 되감는 기계)이 설치됐으며, 이에 가드레일 시스템 3인치, 8인치 튜브밀 라인이 추가됐다.
비닐하우스 관련 프로젝트나 가드레일 롤포밍기의 경우 우즈베키스탄 국영방송에도 소개될 정도로 화제를 모았다. 롤포밍은 거래처가 제품을 생산할 때부터 지원을 시작해 장비 유지·보수 기술자를 파견하는 등 사후관리에도 철저하다.
롤포밍의 미래에 대해 이 대표는 “수출 경험이 많은 회사이다 보니 사양이나 매뉴얼에서 강점을 갖고 있다고 자부한다”라고 밝혔다. 롤포밍은 현재 새로운 설비 공장을 증축 중인데, 이는 미래산업을 위한 투자라고 한다. 미리 준비하고 있으면 새로운 일이 찾아왔을 때 대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스타리치 어드바이져 기업컨설팅경영본부 천소영 지점장은 “롤포밍은 대표님 성격답게 꼼꼼함과 디테일의 결정체이며, 품질이 정교하고 우수한 것이 장점”이라고 분석했다. 천 지점장은 “가격 경쟁력도 있어 현재 수출 300만불을 넘어서 1000만불 달성도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이 대표가 말하는 롤포밍의 인재상은 성실함, 그리고 하려는 의지가 있는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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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스타리치 어드바이져 경영지원본부 이사 이혜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