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주요 일간지인 마이니치신문이 일본의 규제 강화 조치를 '국익 없는 스트레스 해소'라고 비판하는 한 학자의 글을 게재했다.
모타니 고스케(藻谷浩介·55) 일본종합연구소 수석연구원은 '혐한(嫌韓)은 무엇인가-국익없는 스트레스 해소'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이 '한국 수출 우대 조치 철회'라는 전에 없던 조치를 취한 뒤 (정권의) 지지율이 높다"며 "하지만 '할 말을 했다. 시원하다'는 일시적인 스트레스 해소에 지나지 않으며 국익도 아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일본 정부의 조치로 인해 "한국 대법원의 손해배상 판결 대상인 일본 기업이 엄중한 입장에 처해 있고 수출규제로 한국 기업들이 독자기술 개발 노력을 할수록 일본 기업은 독점적인 지위를 잃을 위험이 크다"고 지적했다.
또 "일본의 한국에 대한 여행수지 흑자는 작년 역대 최고인 4천300억엔(약 4조9천억원)이었다"며 "한국인 관광객 감소는 관계 사업자의 매출 총액을 수천억엔(수조원) 단위까지 감소시킬 수 있다"고 예상했다.
모타니 연구원은 지역경제와 관광 분야 전문가다. 일본정책투자은행의 특별 고문도 맡고 있다.
그는 "작년 일본은 한국으로부터 2조엔(약 22조7천700억원) 가까운 경상수지 흑자를 기록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10년 전에도 일본이 한국으로부터 2조엔 가까이 경상수지를 벌어들이고 있다고 인터뷰에서 말했다가 '반일(反日)적 발언이다'는 비판을 받았다"며 "한국에 대해 화해 자세를 취하면 '비국민'으로 단죄하는 시대가 되살아난 것 같다"고 말했다.
'비국민'이라는 표현은 과거 제국주의 일본이 일본 국적이 아닌 외국인을 표현할 때 썼던 말이다. 과거 일본 정부의 방침을 따르지 않는 사람을 비판하는 말로 쓰였는데, 이런 표현이 혐한 분위기에서 다시 사용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아이치(愛知)트리엔날레가 위안부 평화의 소녀상 전시를 중단한 것과 관련해서도 "일본의 국제적인 브랜드에 대한 심한 훼손"이라고 비판하며 "혐한을 외치는 층이 극히 일부이지만 이들의 행동을 묵인하면 수가 훨씬 늘어날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모타니 연구원은 "아베 정권은 대외적인 긴장을 높여서 개헌 논의에 활용하려는 계산이 있었을지도 모른다"면서 "이로 인해 실리를 얻은 것은 문재인 정권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혐한을 부채질한 잡지, 인터넷 사이트는 부수와 광고 수입을 늘렸겠지만, 성실하게 교역과 교류를 해온 기업이 본 손해에 대해서는 아무도 책임지려 하지 않고 있다"면서 "'일반국민'은 언제까지 국익 손상을 불사하며 스트레스 해소를 하려는 '혐한'의 사람들에게 무심코 공감하게 돼야 하는가"라고 적었다.
디지털전략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