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아사히신문이 사설을 통해 한일관계 개선을 위해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이 과거사에 대한 반성의 뜻을 표명해야 한다고 촉구해 주목된다.
아사히는 17일 조간에 게재한 '일본과 한국을 생각한다-차세대에 넘겨줄 호혜관계 유지를'이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한국을 냉대해서는 안된다"며 "아베 정권에는 과거의 반성에 소극적이라는 평가가 따라다니는데, 여기에 한국의 씻을 수 없는 불신감이 있다"고 지적했다.
아사히신문은 일본에서 상대적으로 리버럴(자유주의) 독자층이 많은 신문이다.
이 신문은 "이를(한국의 불신감을) 불식시키기 위해서는 아베 정권이 다시 한반도에 관한 역사 인식을 밝혀야 한다"며 "위안부 합의에 대한 한국 정부의 재평가와 아베 정권의 (역사) 인식을 표명하는 조치를 함께 논의하면 어떻겠냐"고 제안했다.
이 신문은 일본군 위안부 제도의 강제성을 인정한 1993년 '고노 담화'와 한국에 대한 식민지 지배를 사죄한 2010년 '간 나오토 총리 담화'를 언급하며 "아베 총리가 이런 견해(담화)에 대해 주체적으로 존중하는 자세를 보이면 한국에 약속 준수를 요구하는 것의 설득력이 늘어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사히는 "반세기 전 국교수립에 따라 일본이 제공한 경제협력금은 한국의 기초를 구축했을 뿐 아니라 일본 경제의 성장에도 기여했다"며 "양국은 이미 호혜 관계로 발전해온 실적이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신문은 또 "아베 정권이 수출규제 강화를 단행해 사태를 복잡하게 한 것은 명확하다"면서 "문 정권에 문제가 있다고 해도 정치·역사 문제를 경제까지 넓힌 것은 적절하지 않았다"고 아베 정권을 비판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대통령이 광복절 경축사에서 한일 간 관계 개선을 호소한 것을 계기로 상호 보복에 종지부를 찍고 관계 개선을 위한 대화를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쿄신문도 이날 조간 지면에 일본 정부의 대응을 비판하면서 한일 간 대화를 촉구하는 사설을 실었다.
도쿄신문은 "고노 다로(河野太郞) 외무상이 주일 한국 대사의 발언을 끊으며 '무례하다'고 비판하고, 수출규제 문제로 일본을 방문한 한국 측 담당자를 경제산업성이 냉대한 것이 한국의 여론을 자극했다"며 "일본 측에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일관계의 악화는 일본에게도 마이너스(-)"라며 "아베 정권이 한국과 적극적으로 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신문은 "문 대통령이 (광복절) 경축사에서 한일 관계 악화를 멈추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며 "한국 측이 징용공(강제징용 피해자) 문제에 대해 해결책을 제시했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