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반도체 시장의 전반적인 하락국면에 접어든 가운데, 업계 1·2위 기업인 인텔과 삼성전자의 선두 경쟁이 다시 치열해지고 있다.
인텔의 반도체 사업 매출이 3분기 연속 줄어든 반면, 삼성전자의 매출은 3분기 만에 증가세로 돌아서면서 두 회사 간의 격차가 다시 좁혀졌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올 2분기에 인텔과 삼성전자는 반도체 사업에서 각각 154억4천900만달러와 129억7천200만달러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인텔의 반도체 매출은 지난해 3분기(188억7천400만달러)를 정점으로 3분기 연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도 지난해 3분기(210억1천500만달러)에 '실적 신기록'을 올린 뒤 올 1분기까지 2분기 연속 매출이 감소했지만 2분기에는 소촉이나라 반등에 성공했다.
삼성전자는 2017년 2분기에 반도체 사업 매출에서 처음으로 인텔을 앞지르며 글로벌 반도체 1위 기업에 올랐으나, 지난해 4분기에 다시 1위 자리를 내줬다. '주력'인 메모리 시장의 부진이 비메모리보다 더 심했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 다시 인텔과의 격차를 줄이면서 추격에 '재시동'을 걸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삼성의 '기술 초격차' 전략이 주효한 것으로 보인다.
IHS마킷은 보고서에서 "삼성전자가 일부 핵심 메모리 제품에서 '새로운 활력(renewed vigor)'을 확보했다"며 ""모바일과 스토리지 시장에서 고사양 제품에 대한 강력한 수요가 등장하면서 낸드플래시와 D램 사업에서 회복세가 시작됐다"고 진단했다. 이어 "삼성전자의 2분기 반도체 부문 실적은 올해 전반적인 메모리 반도체 시장 상황과 극명하게 대비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메모리 반도체 가격 하락세가 예상보다 길어지는 데다 일본의 핵심소재 수출 규제 등 불확실성이 계속되면서, 삼성의 1위 탈환은 당분간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업계 관계자는 "하반기에 메모리 시장이 회복되더라도 일본의 소재 수출 규제와 미중 통상전쟁 등의 악재가 여전하기 때문에 상승 추세가 유지된다고 장담하긴 이르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