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거래처 압박에 두 손 든 윤동한 회장

입력 2019-08-12 17:54
<앵커>

윤동한 한국콜마 회장이 회사 조회시간에 편향적인 동영상을 상영해 물의를 일으킨 지 나흘만에 전격 사퇴했습니다.

일본 불매운동이 번지고 있는 상황에서 여론이 급격히 악화된데다 고객과 거래처에도 불똥이 튀었기 때문입니다.

보도에 홍헌표 기자입니다.

<기자>

<인터뷰> 윤동한 한국콜마 회장

"저는 이번 사태에 대해 깊이 반성하며 저 개인의 부족함으로 일어난 일이기에 모든 책임을 지고 이 시간 이후 회사 경영에서 물러나고자 한다."

지난 7일 윤동한 한국콜마 회장은 회사 전직원이 참석하는 조회시간에 현정부의 정책을 비판하고 여성을 비하하는 내용의 동영상을 틀었습니다.

한국콜마는 해당 영상은 참고자료였고, 일본에 대한 감정적인 대응 대신 올바른 역사인식을 갖자는 취지였다고 해명했지만 파문은 가라앉지 않았습니다.

이에 윤동한 회장은 사태가 발생한 지 나흘 만에 사퇴를 결정했습니다.

짧은 시간만에 경영에서 물러나기로 결정한 것은 불매운동이 결정적이었습니다.

한국콜마가 과거 일본의 자본을 유치했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온라인상에서 한국콜마를 일본기업으로 분류하고, 불매운동이 시작됐습니다.

한국콜마는 국내 화장품의 상당부분 원료를 공급하는 회사인데, 제품목록이 불매운동 리스트에 올라가면서 고객과 거래처에 큰 피해를 줄 수 있는 상황입니다.

특히 사태가 장기화 될 경우 원료를 공급받는 회사들마저 타격을 입을 수 있어 전격 퇴진을 결정한 것으로 보입니다.

여기에 정치권에서는 "한국콜마 제품 불매운동이 벌어질 수 있어 주가하락이 우려돼 국민연금이 주식 매각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 것도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입니다.

윤동한 회장이 회사 창업 29년만에 불명예 퇴진하면서 한국콜마의 앞으로 경영에도 고비가 찾아올 전망입니다.

한국경제TV 홍헌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