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여름 극장 관객, 600만명 급감

입력 2019-08-11 17:10


'엑시트' (사진=연합뉴스)

올여름 극장 관객이 작년보다 600만명 가까이 급감했다.

상반기에 극장들은 '천만 영화'를 4편이나 배출하며 최고 호황을 누렸지만, 정작 성수기 농사는 흉작인 셈이다.

11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 7월 19일부터 8월 10일까지 극장을 찾은 사람은 약 1천929만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여름 성수기(7월 20일∼8월 11일) 관객 2천519만명보다 약 590만명 줄어든 수치다.

연간 관객이 가장 많이 드는 8월 첫 번째 주말(2~4일)도 373만명이 드는 데 그쳐 작년 8월 첫째 주말(3~5일)의 546만명보다 173만명이나 감소했다.

제작비 100억원대가 들어간 한국영화 4편이 7월 하순부터 차례로 개봉했으나,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든 탓이다. 지난해에는 '신과함께-인과연'이 여름에 개봉해 폭발적인 흥행을 기록했다.

올해는 '엑시트'가 개봉 11일째 500만명을 돌파하며 체면치레를 했다. 일찌감치 손익분기점(350만명)은 넘겼고, 신작 공세를 뚫고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해 장기 흥행도 점쳐진다.

'봉오동 전투'도 2위에 오르며 '엑시트'와 쌍끌이 흥행 중이다. 다만 일본의 수출 규제로 반일 감정이 고조된 가운데 개봉해 관객들의 폭발적인 호응이 예상됐으나, 기대만큼 달아오르지는 않는다.

이 영화는 190억원이 투입돼 최소 450만명이 들어야 제작비를 건질 수 있다. 현재 누적 관객은 약 150만명이다.

나머지 2편은 일찌감치 경쟁 구도에서 밀렸다. 지난달 24일 개봉한 '나랏말싸미'는 역사 왜곡 논란에 휩싸이면서 100만명을 채 넘기지 못했다. 총 147억원이 투입된 '사자' 역시 150만명을 동원해 손익분기점(350만명) 돌파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한국영화 대작들의 흥행 부진은 관객 눈높이를 맞추지 못한 탓이 크다. "성수기인데 볼만한 영화가 없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다.

지난 5월 23일 개봉한 '알라딘'이 여전히 박스오피스 10위권 안을 지키는 것도 그 방증이다.

상반기에 '극한직업'을 필두로 '어벤져스: 엔드게임' '알라딘' '기생충'까지 천만 영화 4편이 나온 것도 '성수기 흉작' 이유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