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티슈진과 신라젠 등 올해 바이오 기업들의 잇단 악재로 코스닥 시장 상위권 종목의 지형도가 크게 바뀌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작년 말 코스닥 시총 상위 10위권 종목 중 신라젠, 포스코켐텍, 에이치엘비, 코오롱티슈진 등 4개는 이달 9일 현재 10위권에서 빠져있다.
이중 사명을 포스코케미칼로 바꾸고 코스피 시장으로 이전 상장한 포스코켐텍을 빼면 모두 바이오 관련 기업이다.
작년 말 시총 2위였던 신라젠은 이달 초 바이러스 기반 면역항암제 '펙사벡'이 임상시험 중단을 권고받았다는 소식이 알려지고서 현재는 20위까지 밀려났다.
이 기간 신라젠의 시가총액은 5조1천315억원에서 9천912억원으로 줄었다.
또 에이치엘비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신약 '리보세라닙' 임상을 신청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소식에 주가가 급락해 7위였던 시가총액 순위가 21위로 떨어졌다.
코오롱티슈진은 골관절염 치료제 '인보사'의 주성분 중 하나가 애초 품목허가를 받을 당시 기재된 연골세포가 아닌 신장 세포라는 사실이 공개되며 제품의 유통·판매가 중단된 데 따라 코스닥 시총 순위가 작년 말 9위에서 현재 70위로 급락했다.
코오롱티슈진은 현재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에 올라 거래가 정지된 상태로 최악의 경우 상장폐지에 몰릴 우려도 있다.
이들 4개사가 빠진 코스닥 시총 10위권 명단에는 케이엠더블유, 휴젤, SK머티리얼즈, 파라다이스가 새로 진입했다.
케이엠더블유는 무선통신용 부품을 생산하는 제조업체로, 5G 수혜주로 꼽히는 종목이다. 작년 말 기준 시가총액은 4천148억원(95위)에 불과했지만 5G 사업이 본격화되면서 시총이 2조1천548억원으로 늘어 현재 시총 순위가 5위까지 올랐다.
SK머티리얼즈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관련 소재 생산 기업으로, 일본의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 발표 이후 주가가 급등해 같은 기간 시총 순위가 15위에서 8위로 상승했다.
휴젤은 보툴리눔 톡신 수출 확대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가가 올라 시총 순위가 13위에서 7위로 뛰어올랐고, 외국인 전용 카지노를 운영하는 파라다이스도 12위에서 10위로 상승했다.
하태기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기업가치에 대한 확실한 평가 잣대가 없는 바이오주는 불안한 장세에 더욱 크게 흔들릴 수밖에 없다"며 "투자심리에 악영향을 주는 악재도 줄줄이 발생하면서 바이오주의 주가 하락 폭이 배가됐다"고 설명했다.
디지털전략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