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무역전쟁 우려 지속…3대 지수 하락

입력 2019-08-10 07:44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과 무역합의를 할 준비가 돼 있지 않다는 발언을 내놓은 여파로 하락했다.

9일(미국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90.75포인트(0.34%) 하락한 26,287.44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19.44포인트(0.66%) 내린 2,918.65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80.02포인트(1.00%) 하락한 7,959.14에 장을 마감했다.

다우지수는 이번 주 0.75% 내렸다. S&P 500 지수는 0.46%, 나스닥은 0.56% 각각 하락했다.

시장은 미·중 무역전쟁 전개 상황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이탈리아 총선 등 정치 불안도 주요 변수로 부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아침 기자들을 만나 "중국과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무역)합의를 체결할 준비는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9월로 예정된 양국 간 고위급 대면 무역회담에 대해서도 취소 가능성을 언급했다. 그는 회의를 취소할 수 있느냐는 물음에 그럴 수 있다면서 "회의를 한다면 좋겠지만, 하지 않아도 좋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미국은 중국 화웨이와의 관계를 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앞서 일부 외신은 미국이 자국 기업의 중국 화웨이와 거래 재개 요청에 대한 결정을 보류했다고 보도했다.

미 당국자들은 당초 이번 주 거래 승인 여부를 결정할 수 있을 것이란 입장을 밝혔지만, 이를 보류했다는 것이다.

이런 소식에 이어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까지 전해지자 다우지수는 장중 한때 280포인트 이상 밀리는 등 불안을 노출했다.

주요 지수는 하지만 이후 차츰 낙폭을 회복했고, 다우지수는 일시적으로 상승세를 나타내기도 했다.

백악관이 트럼프 대통령의 화웨이 관련 발언은 정부 기관의 화웨이 제품 구매 중단을 언급한 것이라고 해명한 영향이다.

미 상무부가 화웨이와 거래를 위한 면허 발급 관련해서도 여전히 절차를 진행 중이라고 밝힌 점도 주가 반등을 도왔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달러-위안 거래 기준환율을 7.0136위안으로 전일보다 올려 고시하는 등 위안화 절하에 대한 경계심도 유지됐다.

다만 기준환율 인상 폭이 크지는 않은 만큼 불안이 확산하지는 않는 모습이다.

이탈리아 정치 불안도 커졌다.

이탈리아 연립정부를 구성하는 극우 정당 '동맹'은 이날 주세페 콘테 총리 내각에 대한 불신임 동의안을 상원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동맹 대표인 마테오 살비니 부총리 겸 내무장관은 전일에는 연정 붕괴와 조기 총선 실시 방침을 공식화했다.

정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이탈리아 국채 금리가 급등하는 등 금융시장에서도 불안감이 확산했다.

영국 금융시장도 불안하다. 노딜 브렉시트 위험이 지속하는 가운데, 영국의 2분기 성장률이 전기대비 0.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경제가 역성장한 것은 2012년 4분기 이후 6년 반 만에 처음이다.

파운드-달러 환율은 1.20달러대 초반까지 떨어지면서 2016년 이후 최저치로 하락했다. 2016년엔 파운드-달러가 일시적으로 급락했었던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1985년 이후 최저치 수준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밖에 중국의 7월 생산자물가 상승률이 전년 대비 0.3% 떨어지며 약 3년 만에 마이너스를 기록해 디플레이션 우려가 부상하는 등 글로벌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도 지속했다.

이날 업종별로는 기술주가 1.25% 하락하며 부진했다. 산업주도 0.83%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