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신규계좌개설 '봇물'...증시 바닥쳤나

입력 2019-08-09 11:18
<앵커>

미·중 무역분쟁에 더해 일본의 한국 화이트리스트 제외 소식 최근 국내 증시가 맥을 못추고 있는데요.

하지만 국내 증권사의 지점 창구에서 신규계좌를 계설하기 위해 모여든 고객들이 적지 않아, 그 배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어찌된 영문인지 증권부 김원규 기자와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김 기자, 현재 투자심리가 더욱 악화되는 분위기지만 현재 예상을 뒤엎고 여의도 증권가는 분주하다고요?

<기자>

한국경제TV가 국내 주요 증권사에 의뢰해 확인한 자료에 따르면 신규계좌개설 건수가 날을 거듭할수록 늘고 있습니다.

월별 기준으로 지난 7월 한달간은 평균 2만6,300여건을 기록해 올해 가장 많은 수치를 나타냈습니다.

특히 증시의 하락폭이 더욱 심화됐던 이달에는 그 규모가 지난달을 뛰어넘을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국내 대형 증권사 관계자는 "최근 들어 유독 증권사 창구가 붐비고 있다며 이달 신규계좌개설 건수가 크게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앵커>

코스피·코스닥은 지난달과 이번달 각각 8% 가량 떨어지면서 불확실성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투자자들이 늘어나는 배경은 어디에서 찾아볼 수 있을까요?

<기자>

대외악재에 국내증시에 대한 투자심리가 위축된 분위기이지만 급락에 따른 현 시점이 지지선이라는 인식이 강해서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신한금융투자은 "일본의 수출 규제에 한국 기업 이익에 대한 훼손이 예상을 못미칠 것"이라며 "합리적인 코스피의 저점은 1900~1950선으로 설정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여기에 현재 미국을 중심으로 한 금리인하 가능성도 증시 상승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 하는 요인이라는 의견도 나옵니다.

하인환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오는 22~24일 파월의장의 연설에서 추가 금리 인하를 시사할 가능성이 높다"며 "한국은행도 이달 말 금융통화위원회까지 국내 증시가 부진한 흐름을 이어갈 경우, 이에 따른 정책 대응을 내놓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앵커>

증시에 하방 압력이 적어진다면 주식 투자 못지 않게 관련 상품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도 높아질 거 같은데요?

<기자>

증시에 대한 추가 하락에 대한 우려감이 사라지면서 현재 발행되는 주가연계증권, ELS에 대한 기대감이 적지 않습니다.

통상 ELS는 가입 후 만기까지 기초 자산이 손실가능구간인 이른바 '녹인배리어'로 떨어지지 않으면 월 수익을 받으면서도 가입 시 약정된 원리금을 돌려받을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녹인배리어는 가입 시점에서 기준이 되는 지수가 마이너스 40~60%를 밑돌지 않으면 됩니다.

현재 국내 증시가 추가 하락에 대한 우려감이 감소하는 상황에서, 특히 코스피를 기준으로 삼는 상품에 투자가 늘 수 있습니다.

신한금융투자 장외파생상품 관계자는 "녹인 배리어까지 떨어지기까지 현재 ELS는 여유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앵커>

앞으로 계좌를 개설하거나 새로운 상품에 관심 갖는 투자자들이 당분간 더 늘어날 수 있겠죠?

<기자>

증권업계에선 이에 대해 낙관적인 전망을 제시합니다.

증시가 아직 박스권 수준에 머물고 있고 하락세가 주춤한 점이 맞물리면서 시기상 현재 투자해야 한다는 인식이 커지고 있어섭니다.

익명을 요구한 증권사 관계자는 "불확실성이 큰 현재 증시에 투자하는 건 다소 무리가 있지만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서 더이상 1900선 아래까지 내려가지 않을 것이란 분위기가 형성됐다"며 "정황 상 지금이 투자의 적기로 보고 있는 거 같다"고 했습니다.

실제 이달초부터 하락장이 지속됐던 6일 이후 어제를 포함해 최근 2거래일 간 개인은 코스피에서 3500억원 순매수하며 이런 진단이 뒷받침된 모습입니다.

<앵커>

지금까지 증권부 김원규 기자와 주식 신규계좌개설 건수 급증과 관련해 이야기 나눠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