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유가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등으로 글로벌 경제가 둔화할 것이란 우려가 확산하면서 또다시 폭락했다.
7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9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2.54달러(4.7%) 폭락한 51.09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원유 시장 참가자들은 무역전쟁에 따른 글로벌 경기 둔화와 원유 수요 타격 우려를 주시하고 있다.
이날 전 세계적으로 채권 금리가 급락하면서 글로벌 경제가 둔화할 수 있다는 공포가 급부상했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장중 한때 2016년 이후 처음으로 1.6% 선을 하회했고, 30년물 국채금리는 사상 최저치 수준으로 떨어졌다.
무역전쟁 우려가 팽배한 데서 뉴질랜드가 금리를 50bp 깜짝 인하하고, 인도와 태국 등도 일제히 금리 인하에 나서는 등 전 세계 중앙은행의 적극적 완화 움직임이 금리를 끌어 내린 것으로 평가된다.
중국이 달러-위안 고시환율을 7위안에 바짝 붙여 발표하고, 미국은 정부 기관이 화웨이와 거래 금지 방침을 밝히는 등 무역전쟁 불안을 고조시키는 소식도 이어졌다.
미 국채 2년물과 10년물 금리 스프레드는 한때 8bp 아래로 좁혀지며 지난 2007년 이후 최저치로 축소됐다.
미 국채 수익률의 평탄화나 역전은 대표적인 경기 침에 신호로 꼽힌다. 글로벌 경기 둔화는 원유 수요 감소 우려와 직결된다.
이밖에 12월물 금 가격도 온스당 1,519.60달러 마감하며 약 6년 만에 1,500선을 뚫었다.
글로벌 금융시장 전반에서 안전자산으로의 피신 움직임이 확연해진 셈이다.
위험자산으로 취급되는 원유도 하락 압력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유가 하락 압력이 강한 상황에서 미 원유 재고가 증가세로 돌아선 점은 낙폭을 더 키웠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은 지난주 미국 원유재와 약 239만 배럴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원유 재고가 전주 대비 280만 배럴 감소했을 것으로 봤다.
지난주 휘발유 재고는 약 444만 배럴 증가했고, 정제유 재고는 153만 배럴 늘었다.
전문가들은 휘발유 재고가 120만 배럴 감소하고, 정제유 재고는 20만 배럴 늘었을 것으로 예상했다.
원유 재고는 앞선 주까지 7주 연속 하락에서 벗어나 예상과 달리 증가했고, 다른 석유제품 재고도 예상보다 더 늘었다.
반면 미국의 원유 생산량은 하루평균 1천227만 배럴로 증가했다.
원유 시장 전문가들은 수요 부진 우려가 지속해서 시장을 짓누를 수 있다고 진단했다.
트레디션 에너지의 젠 맥길리언 대표는 "수요 증가와 경제 성장이 무역전쟁으로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이유로 시장은 지속해서 약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올해 남은 기간 원유 수요가 어떻게 될 것인지가 가장 큰 걱정거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