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일본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배제하고 미중 무역갈등까지 재점화되면서 재계는 발등에 불이 떨어졌습니다.
그룹 총수가 직접 나서면서 비상경영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신동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일본 정부의 한국 화이트리스트 제외 조치에 따른 대응으로 가장 먼저 나선 그룹 총수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었습니다.
지난달 일본의 수출규제 움직임 이후 발 빠르게 일본을 다녀오고 삼성전자 주요 사장단에게 컨틴전시 플랜(비상계획) 마련을 주문한 데 이어 다시한번 사장단 비상경영 회의를 연 것은 전자
와 관련 계열사를 아우르는 종합대책 마련을 위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2월 경영에 복귀한 후 사업부문별로 사장단 회의를 연 적은 있었지만 이처럼 여러 계열사 사장단을 큰 규모로 모은 것은 처음입니다.
또 이 부회장은 6일부터 삼성전자와 전자 계열사의 주요 사업장을 돌며 직접 점검하는 등 현장경영을 할 계획입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일본의 추가 경제보복 조치와 관련해 긴급회의를 소집하고 대응 방안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최 회장은 그룹 최고협의기구인 수펙스추구협의회에서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들과 회의를 진행했는데 전문경영인 중심으로 진행되는 수펙스추구협의회를 직접 주재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는 평가입니다.
SK그룹은 계열사 SK하이닉스, SK이노베이션 등이 각각 반도체와 배터리 분야에서 일본 수출 제재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밖에 LG그룹은 계열사 중심으로 자체적으로 비상경영에 들어갔고, 현대차그룹과 포스코그룹 또한 비상상황에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인터뷰> 조경엽 한국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
"총수가 직접 비상회의를 소집을 하고 이러는 것이 이제 현시국이 얼마나 위급하고 지금 위험관리를 해야되는 시점인지를 보여주는 반증이라고 생각을 한다, 아마 매우 신중하게 움직일 필요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현재 이런 회의를 하는 이유는 상황이 얼마나 위급한지 단적으로 드러나는게 아닌가 싶은데요"
문제는 일본의 경제보복이 현실화하면서 장기화된다면 금융차원의 보복조치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는 겁니다.
실제로 지난달 일본으로 출장을 갔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도 일본의 대형 금융회사 고위 관계자들과 면담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다만 전문가들은 대기업은 유동자금이 풍부해 시간적 여유가 있고 대응력도 충분하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불확실성 등 기존 악재에 더해 일본 수출규제라는 추가 위협 요소까지 더해지면서 재계는 비상경영에서 나아가 위기경영에 돌입하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신동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