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세의 조건’ 박시은이 그린 성장통

입력 2019-08-06 09:10



‘17세의 조건’ 박시은이 청량한 비주얼과 섬세한 감정 연기로 여름밤을 물들였다.

SBS 단편드라마 ‘17세의 조건’은 ‘애도 어른도 아닌’ 17세 청소년들이 던지는 물음 ‘어른이 되는 순간은 언제일까?’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드라마다.

주인공 안서연 역의 박시은은 겉으론 차갑지만 내면에 상처를 가진 사춘기 소녀를 세심하게 그려냈다. 부족함 없이 자란 음대 지망생 안서연은 가정사에서 비롯된 아픔을 지닌 인물이다.

박시은은 이런 상황에 놓인 캐릭터의 특징 하나하나를 놓치지 않았다. 학교에서 화학 실험을 하던 중 의도적으로 폭발물에 다가가는 모습은 그의 불안정한 심리를 대변했다. 얼굴에 튄 파편 때문에 피가 흘러도 덤덤했고, 공허한 눈빛은 안쓰러움을 유발했다.

극중 엄마는 항상 타인의 시선이 우선이었고, 박시은은 진심을 나눌 사람이 없어 점점 메말라 갔다.

피아노 콩쿠르에서 1등이 아닌 2등을 해서 선생님에게 면목 없다는 엄마를 향해 "돈 내고 돈 받는 관계에서 뭘 신경 써?"라는 날카로운 말을 날리며 서운함을 표출했다. 엄마를 바라보는 눈빛에서는 오랜 시간 쌓여 온 서운함과 갈등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반면, 동급생인 윤찬영(고민재 역)과 함께할 땐 묘한 공감대가 형성돼 미묘하게 다른 분위기를 풍겼고, 박시은은 디테일한 연기로 이런 차이점을 그려냈다.

한편, 박시은은 지난해 SBS ‘서른이지만 열일곱입니다’에서 신혜선의 어린 시절을 연기해 눈도장을 찍었다. '2018 SBS 연기대상' 청소년연기상을 수상하며 ‘명품 아역’이라는 수식어를 확고히 했다.

이후 tvN ‘왕이 된 남자’에서 여진구 대신 억울한 죽음을 맞는 연기를 리얼하게 펼쳐 강한 인상을 남겼다.

무한한 성장 가능성을 입증하며 ‘명품 배우’로 도약 중인 박시은이 보여줄 한층 깊어진 감정 연기에 기대가 모아진다.

SBS ‘17세의 조건’ 2부는 6일 밤 10시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