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1분기 중국 수입 화장품 시장 1위 자리를 일본에 빼앗겼다.
한류 대표상품으로 기대를 받아온 K-뷰티가 주춤한 가운데 J-뷰티가 급성장하면서 글로벌 경쟁의 주도권을 내줄 위기에 처한 것이다.
5일 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세계무역기구(WTO)와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가 공동 운영하는 국제무역센터(ITC) 조사결과 1분기 중국 화장품 시장의 국가별 수입액은 일본이 7억7천만달러(약 9천200억원)로 가장 많았다. 이어 프랑스가 7억3천만달러(약 8천800억원)로 2위, 한국이 7억2천만달러(약 8천600억원)로 3위였다.
2015년 후 3위권을 맴돌던 일본은 지난해 2위에 이어 올해 1위를 차지했다.
한국은 지난해 프랑스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으나 이번에 3위까지 순위가 낮아졌다.
홍콩에서도 1분기 국가별 화장품 수입액은 일본이 3억5천만달러(약 4천200억원)로 1위였고, 이어 싱가포르가 2억6천만달러(약 3천100억원)로 2위, 한국이 2억5천만달러(약 3천억원)로 3위였다.
일본은 지난해까지 줄곧 2~4위에 그치다 이번에 1위로 도약했다.
한국은 2015년 후 줄곧 1위를 지키다 올해 들어 일본, 싱가포르에 이어 3위까지 떨어졌다.
아시아 최대 시장인 중화권에서 주도권을 잡은 일본은 세계 무대에서도 한국을 맹추격하고 있다.
지난해 일본의 화장품 수출액은 52억달러(약 6조2천억원)로, 전년 36억7천만달러(약 4조4천억원)보다 42% 증가했다.
국가별 순위로는 프랑스, 미국, 독일, 싱가포르, 한국, 이탈리아에 이은 7위로, 지난해 8위보다 1계단 올랐다.
최근 4년간(2014~2018년) 일본의 화장품 수출액은 연평균 35.4% 증가해 세계 주요 화장품 수출국 중 가장 높았다.
지난해 한국도 화장품 수출액 62억9천만달러(약 7조5천억원)를 기록해 전년 49억8천만달러(약 6조원)보다 26% 늘어났다.
그러나 일본의 성장세가 한국을 뛰어넘으면서 2016년 15억2천만달러(약 1조8천억원)에 달했던 양국 간 격차는 2년 만에 10억8천만달러(약 1조3천억원)로 좁혀졌다.
최근 파이낸셜타임스는 "잠자는 거인이었던 J-뷰티가 드디어 눈을 떴다"며 "K-뷰티가 트렌디한 아이템으로 주목받았다면 기본에 충실하면서도 뛰어난 기술력을 보유한 J-뷰티의 시대가 돌아오고 있다"고 평했다.
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은 "일본이 어느새 중국 시장을 중심으로 아시아 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워가고 있다"며 "전통적으로 고급스럽고 고가의 이미지를 가진 J-뷰티가 중가 이하 시장까지 가성비를 내세워 잠식할 경우 K-뷰티의 강점도 퇴색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K-뷰티는 젊고, 대중적이고, 빠르며, 독특한 색채를 살리되 주요 기업의 프리미엄 브랜드뿐만 아니라 초프리미엄 제품 출시와 브랜딩을 선도적으로 시도해야 한다"며 "스킨케어 품목 외 색조제품과 헤어케어 등 품목 다양화에도 힘써야 한다"고 제안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