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색견이 찾아낸 슬리퍼…폭염 속 실종 노인 3일 만에 구조

입력 2019-08-02 21:30


폭염 속에 실종된 70대 치매 노인이 사흘 만에 무사히 구조됐다.

2일 전남 해남경찰서와 해남소방서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오전 11시 3분께 해남군 화원면에 사는 A(79)씨가 실종됐다는 신고가 경찰에 접수됐다,

A씨 부인은 이날 오전 7시께부터 2시간여 동안 밭에 나가 일하느라 집을 비운 사이 A씨가 집에서 나가 주변을 찾아봤으나 발견되지 않자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헬기와 드론을 투입해 마을과 인근 야산을 수색했으나 한여름이라 수풀이 우거져 쉽게 발견되지 않았다.

수색 지원 요청을 받은 육군 제31보병사단은 이날 오전 9시부터 산악수색 전문인 사단 기동대대 군견과 실종지역인 해남대대 장병 40여명을 투입해 250m 야산을 하향식 수색을 펼쳤다.

수색 개시 2시간 30여분만인 오전 11시 35분께 군부대 수색견이 A씨 것으로 추정되는 슬리퍼 한 짝을 발견했고, 주변 산 7∼8부 능선에 쓰러져 있는 A씨가 발견됐다.

실종자를 발견한 31사단 기동대대 신동천 하사는 우선 식수를 공급하고 계속 말을 걸며 의식을 유지하도록 도우며 실종자 발견상황을 전파했다.

A씨는 몸 곳곳에 타박상을 입었고 탈수 증상을 보였으나 큰 부상을 당하지는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요양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다가 퇴원한 지 하루 만에 집 근처에서 길을 잃은 것으로 알려졌다.

신 하사는 "더운 날씨에 할아버지가 위험할 수 있었는데, 생명에 지장이 없는 상태로 발견돼 다행이다"며 "앞으로도 지역 주민들에게 다방면으로 도움을 드리는 군인이 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