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 MRI 질감으로 치매 예측"…100% 조기진단 가능해질까

입력 2019-08-01 20:56


뇌 자기공명영상(MRI)의 질감 분석을 통해 알츠하이머병을 조기에 예측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기웅 교수팀(서울대학교 뇌인지과학과 이수빈 연구원, 아산병원 헬스이노베이션 빅데이터센터 이현나 연구원)은 경도인지장애에서 알츠하이머병으로 발전할 때 뇌신경세포에 생기는 변화를 토대로 질환을 예측하는 새로운 지표를 개발했다고 1일 밝혔다.

보통 알츠하이머병을 진단하려면 뇌 MRI 영상 검사에서 위축 소견이 있는지를 관찰한다. 병이 진행되면 뇌 용적이 줄어들고, 대뇌피질 두께가 얇아지는데 이런 이상 소견이 있는지 관찰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뇌의 구조적 변화는 이미 치매 증상이 발현된 후 뚜렷해지기 때문에 조기 진단을 위한 바이오마커로서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MRI에서 관찰되는 영상신호 강도의 공간적 분포도를 '질감'(texture)이라는 지표로 산출하고, 뇌 용적 변화보다 알츠하이머병을 더 조기에 감별할 수 있을지 살펴봤다. 또 알츠하이머병 초기 단계부터 변화를 보이는 뇌의 해마, 설전부, 후측 대상피질로부터 부위별 질감 수치를 추출해 이를 아우르는 '복합 질감 지표'를 새로 만들었다.

이어 해당 지표의 알츠하이머병 예측력을 검증하기 위해 곡선하면적(AUC) 수치를 사용해 각 지표의 알츠하이머병 예측력을 비교 분석했다. 곡선하면적은 정확도를 판별할 때 가장 흔하게 사용하는 지표로 1에 가까울수록 진단 정확도가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연구 대상자는 미국 뇌영상 임상자료 데이터를 토대로 3년간 경도인지장애 상태를 유지한 환자 113명, 평가 1∼3년 후 알츠하이머병으로 전환한 초기 경도인지장애 환자 40명, 평가 1년 이내에 알츠하이머병으로 전환한 말기 경도인지장애 환자 41명으로 구성했다.

분석 결과 복합 질감 지표는 그간 알츠하이머병의 대표적 뇌영상 지표로 이용됐던 해마 용적보다 더 정확하고 빠르게 알츠하이머병 발병을 예측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3년간 경도인지장애 상태를 유지한 환자와 초기 경도 인지 장애 환자의 데이터를 통해 각 지표의 예측 정확도를 분석했을 때, 복합 질감 지표의 곡선하면적(AUC)은 0.817로, 해마 용적 지표(0.726)보다 우수한 예측력을 보였다.

김 교수는 "이 연구는 알츠하이머병을 조기에 예측할 수 있는 새로운 지표를 가장 널리 이용되고 있는 MRI 검사를 이용해 마련하고 검증했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며 "가까운 미래에는 뇌 MRI 영상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인공지능에 뇌의 용적, 모양, 피질 두께와 함께 질감 정보까지 심화 학습시켜 알츠하이머병 조기 진단 기법이 크게 발전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정신의학과신경과학저널'(Journal of Psychiatry & Neuroscience) 최신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