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모글로빈, 너무 많아도 치매 위험↑" <네덜란드 연구팀>

입력 2019-08-01 20:48


산소를 운반하는 적혈구의 혈색소인 헤모글로빈이 적거나 많아도 치매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네덜란드 에라스무스 메디컬센터의 아르판 이크람 신경역학 교수 연구팀이 치매 증상이 없는 노인 1만2천305명(평균연령 65세)을 대상으로 적혈구의 헤모글로빈 수치를 측정하고 평균 12년 동안 추적 관찰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메디컬 익스프레스가 31일 보도했다.

이 중 745명(6%)은 연구 시작 때 헤모글로빈이 적은 빈혈 상태였다. 연구 기간에 1천520명이 치매 진단을 받았고 이 중 1천194명은 알츠하이머 치매였다.

전체적으로 빈혈 그룹은 빈혈이 아닌 그룹에 비해 치매 발생률이 41%, 알츠하이머 치매 진단율은 34%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빈혈 그룹에서는 745명 중 128명, 빈혈이 없는 대조군에서는 1만1천560명 중 1천392명이 치매 진단을 받았다.

그러나 헤모글로빈이 많은 사람도 치매 위험이 높아진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연구팀은 전체 연구대상자를 헤모글로빈 수치에 따라 5그룹으로 나누어 치매 발생률과의 연관성을 분석했다.

그 결과 헤모글로빈 수치 최상위 그룹이 헤모글로빈 수치가 중간대인 그룹에 비해 치매 발생률이 20%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헤모글로빈 수치 최하위 그룹도 중간 그룹보다 치매 발생률이 29% 높았다.

흡연, 고혈압, 고지혈증, 음주 등 치매 위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다른 위험요인들을 고려했지만, 이 결과에는 변함이 없었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그러나 이 결과는 헤모글로빈이 적거나 많은 것이 치매의 원인이라는 의미는 아니며 단지 서로 연관이 있다는 뜻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헤모글로빈 수치가 치매 위험을 높이는 데 직접적인 역할을 하는 것인지 또는 어떤 다른 기저적인 문제(underlying issue)나 혈관·대사의 변화에 의한 것인지를 밝혀내려면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연구팀은 덧붙였다.

다만 이 연구 참가자들은 대부분 유럽계 태생이기 때문에 다른 인종에도 이 결과가 적용될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

특히 아프리카 사람들은 유전자 변이로 빈혈 위험이 높고 빈혈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말라리아와 겸상적혈구 빈혈 유병률도 세계지역에 따라 차이가 있다고 연구팀은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