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비맥주, 매각설 '사실무근'…AB인베브 "자산 더 팔 필요없다"

입력 2019-07-29 13:26
수정 2019-07-29 13:58


국내 맥주 시장 1위 오비맥주가 매각설과 관련해 '사실 무근'이라고 일축했다. 대주주인 세계 최대 맥주회사 안호이저 부시 인베브(AB인베브) 역시 오비맥주를 매각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주류업계에 따르면 카를로스 브리토 AB인베브 회장은 최근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호주 사업 부문을 일본의 아사히 맥주에 113억 달러(13조3천억원)에 매각하기로 한 지난주 결정 이후로 자산을 더 매각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더불어 아시아 사업부 IPO(기업 공개)를 다시 추진할 가능성은 열어놓았다. 이렇게 되면 오비맥주를 팔아야 할 이유가 줄어드는 셈이다.

오비맥주는 대주주인 AB인베브가 보유 지분을 매각하려 한다는 소문이 최근 업계 안팎에서 흘러나와 관심이 쏠렸다. AB인베브가 외국계 증권사들을 통해 롯데와 신세계 등 국내 유통 대기업과 국내외 대형 사모펀드(PEF) 운용사에 오비맥주 인수 의사를 타진하고 있다는 내용이다. 이와 관련 오비맥주 측은 매각설이 홍콩 증시 상장 철회와 함께 다시 수면위로 떠오른 것일 뿐 '사실 무근'이라고 반박했다.

오비맥주 매각설이 끊임없이 나오는 이유는 AB인베브의 자금 사정과 관련이 있다. AB인베브는 지난 2016년 세계 2위 맥주업체 사브밀러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차입금 규모가 지난해 말 기준으로 1060억달러(약 124조원)까지 늘었다. AB인베브는 자금 조달을 위해 아시아태평양 지역 사업체인 '버드와이저 브루잉'(Budweiser Brewing Company APAC)을 상장해 98억 달러를 조달할 예정이었지만, 시장 상황을 이유로 상장 계획을 한 차례 철회한 상태다.

대신 자금 조달을 위해 AB인베브는 자회사인 호주 사업을 일본 아사히그룹에 113억달러에 매각하기로 합의했다. 호주 법인인 '칼튼 앤 유나이티드 브루어리즈'는 현지 맥주 시장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이번 매각으로 자금난을 해결할 방침이다. 더불어 AB인베브는 오비맥주 등 해외 사업 부분 매각에 대한 조회공시 답변에서 "아시아 사업부문(버드와이저 APAC)'의 홍콩 증시 상장은 철회가 아니며 앞으로도 계속 추진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AB인베브가 호주 법인 매각으로 자금을 일정 부분 조달하고 나머지 부분에 대해선 상장 작업을 통해 해결할 것"이라며 "때문에 오비맥주의 매각 추진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대주주인 AB인베브가 이같이 밝힌 만큼 매각설은 잠잠해지지 않겠느냐"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