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분쟁, 아세안·한국 최대 타격"…WTO 조사보고서

입력 2019-07-28 08:56


미·중 무역분쟁에 이어 일본의 수출규제까지 글로벌 무역분쟁이 고조되면서 각국 경제에 타격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이미 올해 상반기 우리나라의 수출이 8.5% 감소하는 등 미·중 무역분쟁 장기화에 따른 영향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세계무역기구(WTO)는 올해부터 글로벌 무역분쟁이 고조되면 2022년에 글로벌 무역, 실질소득, 국내총생산(GDP)에 타격이 있을 것으로 추산했다.

특히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과 우리나라 실질 GDP에 타격이 클 것이라는 추산이다.

28일 WTO가 지난 4월 발간한 '글로벌 무역분쟁의 잠재적 경제효과'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무역분쟁이 시작된다면 2022년에 글로벌 GDP가 1.96%, 글로벌 무역(수출액)은 17%, 실질소득은 2.25% 감소할 것으로 추산됐다.

이는 WTO 세계무역모델을 써서 글로벌 무역분쟁이 무역과 실질소득, GDP에 미치는 잠재적 영향을 분석한 결과다.

글로벌 무역분쟁은 글로벌 무역 협력이 아주 나빠지고, 각국은 수입관세 부과와 보복관세 부과에 나서는 등 최악의 비협조적 관세부과 시나리오를 가정했다.

이는 WTO 회원국에게는 관세협약을 준수하지 않고, WTO 허용치를 초과하는 관세를 책정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를 협력적 관세부과 시나리오와 비교해 영향을 추산한 것이다.



올해 글로벌 무역분쟁이 시작될 경우 2022년 주요국별 실질 GDP에 대한 영향을 분석한 결과, 아세안의 실질 GDP가 4.12% 감소해 가장 감소 폭이 컸다.

이어 한국의 실질 GDP가 3.34%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나 뒤를 이었고, 캐나다(-3.32%), 중국(-3.14%) 등도 감소 폭이 큰 축에 속했다.

미국(-2.18%)과 일본(-1.97%), 유럽자유무역연합(EFTA·-1.96%) 등 주요국 대부분이 타격을 받는 것으로 추산됐다.

수출액을 기준으로 보면, 올해 미·중 무역분쟁의 주인공인 미국이 2022년 55.80%, 중국은 35.70% 줄어드는 등 타격이 집중되는 것으로 추계됐다.

이어 일본(-29.19%), 캐나다(-25.02%), 한국(-23.38%) 순으로 타격이 컸다.

2022년 실질소득을 기준으로 하면 아세안의 실질소득이 6.62% 줄어들어 가장 타격이 컸고, 캐나다(-6.00%), EFTA(-5.66%), 한국(-5.58%), 멕시코(-5.38%) 순이었다.

WTO 경제조사통계국 소속인 에디 베커스와 로버트 테는 보고서에서 "글로벌 무역분쟁으로 GDP가 한 자릿수로 감소한다면, 그 뒤에는 많은 국가에서 부문별 생산이 두 자릿수로 감소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많은 경제에서 자원과 노동, 자본의 고통스러운 조정과정이 나타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전반적으로 글로벌 무역분쟁은 비교우위로부터 멀어지는 자원의 재분배로 이어질 것"이라며 "이는 무역분쟁으로 인한 후생의 손실로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디지털전략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