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日에 '화이트리스트 제외 부당' 강력 촉구

입력 2019-07-24 10:17
수정 2019-07-24 10:45


정부가 지난 1일 일본 경제산업성이 입법 예고안 수출무역관리령 개정안에 대해 오늘 오전 의견서를 제출했다.

이번 개정안은 15년 이상 화이트리스트 국가로 인정해 오던 한국을 대상에서 제외해 수출 통제를 강화하는 것이 골자다.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이와 관련해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갖고 일본의 움직임에 깊은 유감을 표하며 60년 이상 긴민하게 유지·발전돼 온 한·일 경제협력 파트너십과 동북아 안보협력의 근간을 흔드는 매우 엄중한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의견서에서는 구체적으로 "한국은 재래식 무기 캐치올 통제가 불충분하다"는 일본의 주장에 대해 한국은 바세나르체제(WA), 핵공급국 그룹(NSG), 호주그룹(AG), 미사일기술통제체제(MTCR) 등 4대 국제 수출통제 체제의 캐치올 통제 도입 권고지침을 모두 채택했다고 반박했다.

또한 대외무역법, 전략물자 수출입고시, 국제평화와 안전유지 등 의무 이행을 위한 무역에 관한 특별조치 고시 등을 기반으로 재래식 무기 캐치올 통제에 대한 제도적 틀도 잘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즉 재래식 무기 캐치올 통제를 도입하지 않은 국가도 일본 화이트리스트에 있는 점을 고려할 때, 일본이 한국의 캐치올 통제 제도만을 문제 삼는 것은 명백하게 형평성에 어긋나는 차별적 조치라는 주장이다.

두 번째로 양국 수출통제협의회가 개최되지 않았다고 해서, 일본이 한국의 수출통제 제도를 신뢰 훼손과 연관시키는 것은 논리적으로 맞지 않다는 의견을 담았다.

2016년 6월 한국 주최로 개최된 제6차 협의회 이후, 7차 협의회를 주최해야 하는 일본은 2018년 3월 국장급 협의회 일정을 제안했다.

이후 양국 간 수차례의 일정 조율이 여의치 않아 올해 3월 이후 개최하자는 우리 측 연락에 일본 측도 양해를 표명했다.

한국으로서는 주최국인 일본 측의 새로운 일정 제안을 기다리는 상황에서 일본 측이 7월 1일자로 금번 개정안을 발표한 것이다.

따라서 오히려 한국이 일본 측의 일방적 절차 진행에 따른 신뢰 훼손을 우려해야 하는 입장이라고 우리 정부는 의견서를 통해 지적했다.

셋 째, 한국의 수출통제 관리는 산업통상자원부, 원자력안전위원회, 방위사업청 등 분야별 전문성을 갖춘 기관간의 긴밀한 협업 체계를 바탕으로 더욱 강력하게 운영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인력규모 측면에서도 전략물자 허가·판정을 위해 110명의 전담 인력이 3개 부처와 2개 공공기관에 배치돼 있고 작년 바세나르체제 전문가 그룹에서 제안된 안건 81개 중 19개를 제안하고 이중 10개를 통과시킨 최우수 국가라는 설명이다.

최근 미국의 과학국제안보연구소가 재래식 무기도 포함해 실시한 전략물자 관리 평가에서 한국을 세계 17위, 일본을 36위로 평가한 것이 근거다.

넷 째, 한국을 화이트리스트 국가에서 제외하는 것은 국제 규범에 어긋나며, 글로벌 가치사슬과 자유무역에 심각한 부정적 영향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일본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 국가에서 제외하는 것은 무역 장벽을 실질적으로 감축하고, 차별적 대우를 철폐하고자 하는 WTO/GATT의 원칙에 정면으로 위배된다는 것이다.

아울러 특정 국가를 대상으로 하지 않으며 선량한 의도의 민간 거래를 저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수출 통제에 대한 회원국의 자율성을 보장하는 바세나르체제의 기본 원칙에도 부합되지 않는다고 역설했다.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양국의 기업과 국민들은 일본의 이번 개정안 시행으로 지난 60여년 이상 발전시켜 온 공생·공존의 한·일 간 경제협력의 틀이 깨어지는 것을 결코 바라지 않고 있다"며 "평등하고 호혜적인 자유무역질서를 함께 만들어 나가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