脫일본 착수한 삼성…"日기업들, 삼성 변화에 긴장"

입력 2019-07-17 08:16
수정 2019-07-17 08:19


삼성전자가 일본이 수출규제에 나선 핵심소재 가운데 하나인 불화수소를 대체할 제품을 찾기 위한 테스트에 착수했다. 사실상 일본산 핵심소재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이른바 '脫(탈)일본화'에 돌입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일본 유력 경제지인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17일 삼성 관계자를 인용해 "삼성이 새로운 재료를 시험할 때 사용하는 반도체 생산라인에 일본기업 이외의 다른 기업이 만든 불화수소를 투입해 시험을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삼성 측에서 조달처를 밝히지 않고 있지만 한국·대만·중국 기업 제품일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앞서 일 교도통신은 16일 "중국 산둥성 방훠그룹이 한국 반도체 업체에 불화수소를 공급하기로 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현재 고순도 불화수소 등 일본산을 대체할 소재를 찾기 위해 다양한 검토를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일본산이 아닌 다른 소재를 사용할 수 있을 지 판단하기 위해서는 최소 2개월 이상 걸릴 것으로 보인다. 특히 실제 생산라인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시험과 양산 테스트를 거쳐야하는데, 이 과정에서 3개월 이상이 더 필요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삼성이 일본산을 대체할 소재에 대한 테스트에 들어가자 일본 언론은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는 "일본기업들이 삼성의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면서 "한국 반도체 업계의 '탈(脫)일본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의 경제 보복이 일본 기업들에게 부메랑이 되어 돌아올 수 있다는 우려가 일본 내에서 커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는 "일본 정부의 수출 규제는 삼성전자, LG, SK 등에 타격이 있겠지만, 분쟁이 악화되면 일본 기업이 잃을 게 많다"며 "한국기업들도 일정 시간이 지나면 일본산 소재를 대신할 공급자를 찾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