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독일 헤리티지 DLS와 연관된 증권사들은 하나같이 "우리가 판매한 상품은 문제가 없다"고 주장합니다.
시행사가 개발을 추진하고 있는 여러 곳의 사업장 중 일부에서만 부실이 발생했고,
이 때문에 국내 증권사들이 판매한 상품과는 관련이 없다는 건데, 그렇게 간단한 문제가 아닙니다.
더구나 독일의 경우 특수한 역사적 상황이 얽힌 건축물들을 헐고 다시 짓는 과정에서 막대한 추가 분담금 문제가 발생하기도 하는 등 투자자를 불안에 떨게 하는 요소가 적지 않습니다.
방서후 기자입니다.
<기자>
현재는 독일 부동산 그룹(GPG)으로 이름을 바꾼 시행사 돌핀 트러스트가 재개발을 위해 전세계 투자자들로 부터 조달한 자금은 9천억원에 달합니다.
하지만 지난해 9월부터 차례로 만기가 도달한 투자자들 중 일부는 아직도 수익을 돌려받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5년의 투자 기간 동안 삽조차 뜨지 못한 사업장이 있기 때문인데, 국내 증권사들은 이 대목에서 자신들과는 무관하다는 입장을 고수합니다.
돌핀 트러스트가 매입해 개발 중인 사업장이 총 60곳, 이 가운데 10곳에서만 사업 추진이 지연되고 있는 만큼 개별 사업장의 부실을 시행사 전체의 부실로 간주하기는 무리가 있다는 이유에섭니다.
문제는 국내 자금이 들어간 사업장 역시 만기가 가까워지면서 각종 악재들이 터져나오고 있다는 데 있습니다.
국내 증권사가 판매한 DLS의 기초 자산 중 하나로 알려진 오라니엔부르크(Oranienburg) 재건축 프로젝트.
오라니엔부르크는 독일 베를린 도심에서부터 약 35km 떨어진 거리에 위치한 도시로,
총 6만5천㎡ 규모의 부지를 개발해 주택을 분양할 경우 5배 이상의 수익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하지만 이는 당초 예상했던 비용을 투입해 분양이 순조롭게 진행됐을 때를 가정한 시나리오일 뿐, 현재로선 높은 수익률을 장담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나옵니다.
역사적 보존 가치가 있는 건물을 철거해 공사를 진행해야 하는 만큼, 건설 비용이 크게 늘어난 탓입니다.
따라서 지금까지는 이자 지급이 순조롭게 이뤄졌다 하더라도 준공이 늦어지면서 만기가 늘어나게 되고, 투자금 회수 또한 늦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증권사들이 주장하는 최악의 상황을 가정한 부동산 매각이나 리파이낸싱이 순탄치 못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방서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