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수기 맞은 제주 '울상'…살인·극단적 선택 연이어 '영업난'

입력 2019-07-16 21:50


제주지역 펜션에서 살인과 극단적인 선택 등 사건·사고가 이어지면서 가뜩이나 어려운 제주 숙박업계가 울상을 짓고 있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제주지역 숙박업소에서 각종 사건사고까지 잇따라 터지면서 제주 숙박업계가 울상이다.

'전 남편 살해 사건' 피고인 고유정(36·구속기소)이 지난 5월 25일 전 남편을 살해한 장소로 이용한 제주시 조천읍의 한 펜션은 범행 직후 영업을 중단했다.

해당 펜션 업주는 고유정 사건 직전 이 펜션을 매물로 내놓은 상황이었지만, 사건이 발생하자 팔지 못하고 있다.

또 지난 14일 성인 남녀 4명이 함께 극단적인 선택을 기도해 3명이 숨진 제주시 용담동의 한 펜션도 영업 타격이 불가피한 상태다.

영업난에 불미스러운 사건까지 겹치면서 제주 숙박업계는 벙어리 냉가슴을 앓고 있다.

제주도에 따르면 지난해 숙박업소 휴·폐업은 611곳(3천278객실)에 이른데 이어 올들어서도 5월 말 현재 366곳(1천662객실)이 휴.폐업했다.

휴·폐업이 빈발하고 있지만 전체 숙박업소는 5천371곳에 7만3천667객실에 달하면서 적정 공급 규모인 4만6천개 객실보다 2만7천600여 개 객실이 과잉 공급된 상태다.

제주시 한림읍에서 펜션을 운영하는 A(30·여)씨는 "성수기 때 문제가 생기면 1년 장사가 사실상 어려워지는데, 혹시라도 펜션에서 불상사가 생길까 걱정"이라며 "최대한 펜션을 찾는 고객을 주의 깊게 살펴보고, 좋은 추억을 남길 수 있도록 친절히 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주시 조천읍에서 숙박업소를 운영 중인 B(52·남)씨는 "고유정이 범행장소로 이용한 해당 펜션은 물론, 주변 숙박업소도 예약률이 떨어지는 등 영업에 차질을 빚고 있다"며 "다만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고객이 숙소를 내 집처럼 편안하게 생각하고, 여행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행정측면에서도 숙박업소 안전과 관련한 시스템을 강화해 펜션 업주는 물론, 관광객이 마음놓고 지낼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경찰 관계자는 "입도객이 많은 성수기가 시작된 만큼 언제 어디서 발생할지 모를 사건·사고 예방에 치안력을 모아 대응하고 있다"며 "숙박업 종사자들은 고객이 이상한 조짐을 보일 시 더욱 주의깊게 관찰하고, 사건·사고 별 신고요령을 숙지해 빨리 신고해 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