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갈등, 일본계 투자 상장사 '전전긍긍'

입력 2019-07-16 10:44
수정 2019-07-16 14:51
<앵커>

일본 경제 보복으로 국내 증시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데요.

특히 일본계 자금이 투자된 상장사 입장에선 안팎으로 전전긍긍하고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 취재기자와 알아보겠습니다.

증권부 이민재 기자 나왔습니다.

<앵커>

국내 상장된 기업들 중 일본계 지분 비율이 높은 기업은 몇 곳이나 되나요?

<기자>

지분 5% 이상을 보유한 일본계 대주주가 있는 회사는 모두 34개사입니다.

이들 주주의 주식 가치는 1조8,000억원이 넘는데요.

일본 경제 보복이 연일 이어지자, 관련 기업들의 자금 이탈 우려가 제기되는 상황입니다.

지난 2016년 43개사 수준에서 21%나 줄어든 것을 볼 때, 감소 추세가 가속화될 수 있단 의견이 나옵니다.

일본계 지분이 50% 이상이 기업은 새론오토모티브, 기신정기, 에스씨디, 모아텍 등 5곳입니다.

10%~50% 사이 지분 율은 20개사 입니다.

주식 가치 평가 액이 가장 큰 곳은 KT 지분을 5% 이상 보유한 NTT도코모인데, 4,000억원이 넘습니다.

<앵커>

일본 경제 보복으로 가장 이슈가 되고 있는 게 반도체 업종이긴 하지만 이런 걸 볼 때, 다른 산업의 추가 피해가 예상됩니다.

<기자>

네 맞습니다.

앞서 있었던 한일 회담의 일본의 태도를 볼 때, 이번 갈등이 장기전이 될 수 있단 우려가 나오는데요.

추가 보복 제재에 나설 가능성도 높은 상황입니다.

또 앞서 말씀 드린 상장들의 경우처럼 과거 일본계 자금이 국내 주요 전자, 자동차 부품 회사에 투자를 한 만큼,

한일 무역분쟁이 해당 산업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는 의견이 나옵니다.

일본계 기업의 기업공개(IPO)도 주춤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일본계 주주가 70% 이상을 차지하는 SBI핀테크솔루션즈과 그 계열사인 SBI저축은행 등 금융그룹 등을 볼 때, 대출 등 일본계 금융권 자금 흐름도 눈 여겨 봐야 한단 분석입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일본 자금에 대해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했지만 시장에서는 아직 걱정이 앞선 분위기입니다.

금융위는 국내 일본계 은행의 총 여신 규모가 지난해 9월부터 지난 3월까지 감소했지만 5월까지 다시 회복세를 보였다고 밝혔습니다.

금융위는 관계 부처와 함께 시장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체계적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앵커>

일본 불매운동이 점차 확산되는 점도 일부 기업에게 부담입니다.

<기자>

불매운동으로 주가가 하락세를 보이고 기업들이 있습니다.

한일 합작 기업이 많은 롯데그룹이 대표적입니다.

롯데 지주 주가는 지난 달 말 4만4,830원에서 2주만에 10%나 떨어졌습니다.

롯데 그룹 11곳의 시총은 1조7,000억원 이상 증발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일본 합작법인 지분법 이익이 반영되는 롯데 계열사의 실적이 부정적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아직까지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실적보다는 이미지 타격으로 인한 불확실성이 크다"고 설명했습니다.

<앵커>

한일 회담 등 추가 논의가 있을 때까지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기자>

미중 무역분쟁과 금리 인하 불확실성 등 변수가 많은 좋지 않는 때에 나온 악재라 체감이 클 수 밖에 없는데요.

미래를 예측하기 어려워 불안감을 자극하는 상황입니다.

일단, 단계 별로 일단락이 되는 부분이 있는지 꾸준히 살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추가 한일 양국 무역 회담과 더불어 21일 열리는 참의원 선거를 지켜봐야 합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한일간 분쟁이 1차전으로 마무리된 다면 해당 파장은 3분기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한일 간 관계 악화가 장기전이 될 것이란 의견이 우세합니다.

장기전일 경우, 반도체 업종을 비롯해 국내 경제에 있어 3년 이상 불확실성이 확대될 수 있단 설명합니다.

<앵커>

네, 잘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