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평균기온이 1℃ 오르면 저혈압에 의한 병원 방문이 1.1%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가 제시됐다. 가급적이면 요즘 같은 폭염에 노출되지 않도록 하는 게 건강관리에 중요함을 보여주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서울의대 예방의학교실 홍윤철 교수팀은 2011∼2015년 전국 7개 대도시(서울, 부산, 인천, 대구, 대전, 광주, 울산) 병원에서 이뤄진 저혈압 환자 진료 13만2천97건을 분석, 기온 상승과 저혈압 사이에서 이런 연관성을 확인했다고 15일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환경 인터내셔널'(Environment International) 최신호에 발표됐다.
저혈압은 혈관 벽에 가해지는 압력이 정상보다 떨어진 상태로, 심장의 짜내는 힘이 떨어지거나, 혈관 속을 흐르는 피의 양이 줄었을 때, 또는 혈관의 저항력이 떨어진 상태에서 발생할 수 있다.
저혈압 상태가 되면 수압이 정상 이하로 떨어질 때와 마찬가지로 우리 몸에 적정량의 피가 공급되지 못함에 따라 각 조직이나 기관에 필요한 산소가 모자라게 돼 치명적일 수 있다.
연구팀은 조사 대상 저혈압 환자가 병원을 찾은 날을 기준으로 1주일 동안의 평균온도 변화를 살폈다.
그 결과, 병원을 찾은 날 당일의 평균기온이 전날보다 섭씨 1도℃ 상승했을 때 저혈압 환자의 병원 방문은 1.1%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런 연관성은 65세 이상 노인보다 65세 미만 연령대에서 두드러졌다.
특히 25세 미만의 경우 같은 조건에서 저혈압에 의한 병원 방문 증가율이 2.0%로 25세 이상∼45세 미만(1.2%), 45세 이상∼65세 미만(1.1%)보다 높았다. 65세 이상은 증가율이 0.6%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연구팀은 이와 관련, 고령자들은 더 심한 임상 증상으로 저혈압 대신 다른 중증 질환으로 진단됐을 가능성 등을 추정했다.
홍윤철 교수는 "외부 온도가 상승하면 몸이 열을 분산하려고 하기 때문에 혈관 확장, 혈액량 재분배, 혈액량 감소 등으로 이어져 혈압이 떨어질 수 있다"면서 "이렇게 혈압이 떨어지면 관상 동맥이나 대뇌의 혈류가 감소하고, 결국 치명적인 심혈관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날씨가 더울 때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률이 높아지는 이유 중 하나가 저혈압 환자 발생이 늘어나는 현상임을 처음으로 밝힌 연구"라며 "여름철 무더위가 기승을 부릴 때는 가급적이면 더위에 노출을 줄이는 게 바람직하다"고 권고했다.
(연합뉴스)